영광선관위의 '유권자 실어나르기 일방적 해석' 발언 논란
진보당 등 정당 방문해 '차떼기' 가능한 것처럼 설명
뒤늦게 "일반인 가능하다는 얘기, 정당은 안돼" 해명
- 서충섭 기자
(영광=뉴스1) 서충섭 기자 = 전남 영광군 선관위의 '유권자 실어나르기, 3회부터 단속한다'는 발언을 놓고서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 영광군 선관위와 영광군수 재선거 후보캠프 등에 따르면 선관위는 사전투표를 앞둔 지난 9일 각 정당 후보 사무실에 '사전투표일 교통편의 제공에 관한 공직선거법 안내' 공문을 전달하고, 실제로 방문해 안내했다.
이 중 특정 정당 사무실을 방문한 자리서 선관위는 "(유권자 실어나르기가) 1회 정도는 가능하고 2회부터는 구두상으로 주의를 주고, 3회부터는 경찰에 신고한다"고 절차를 안내했다.
현행법상 불법인 유권자 실어나르기가 마치 2회까지 가능한 것처럼 받아들여졌고, 선관위가 각 정당에 보낸 공문도 3항에서 '계속적·반복적으로 교통편의를 제공하는 것은 위반된다'라고 명시돼, 1회 정도는 가능한 것처럼 표현하고 있다.
실제로 특정 정당은 "반복적이 아닌 한두 번은 가능하다는 뜻으로 이해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실제 공직선거법 230조 제1항은 '선거인에게 금전·물품·차마·향응 그 밖에 재산상의 이익이나 공사의 직을 제공하거나 그 제공의 의사를 표시하거나 그 제공을 약속한 자'로만 명시하고, 횟수는 정하고 있지 않다.
선거운동에 이용할 목적으로 유권자를 실어나르면 공직선거법 제230조 매수 및 이해유도죄에 해당, 5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선관위는 "적발이 힘든 '차떼기' 단속 과정을 전하는 것이었지, 허용하는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한다.
선관위는 "1회에서 바로 실어나르기를 확인하기 어렵다. 2회, 3회까지 반복해서 운행해야 비로소 반복적으로 운행하는 것을 확인한다는 뜻"이라며 "이는 선거철마다 전국적으로 동일하게 운영되는 방식이다. 일반인들이 투표하려 차를 카풀해서 올 수 있기 때문에 1번 함께 온 것으로는 단속이 어렵고, 2번, 3번 반복되면 단속한다는 뜻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당에서 조직적으로 활용하란 뜻이 절대 아니다. 단속이 그만큼 어렵다는 뜻이지 허용한다는 뜻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실제로 '유권자 실어나르기'가 벌어지자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1~2번은 가능하다는 규정은 금시초문이다. 관련법상 정당은 무조건 실어나르면 안 된다"고 반발하고 있다.
앞서 조국혁신당은 영광군수 재선거 사전투표날에 진보당 관계자가 유권자들을 차량으로 실어날랐다고 신고했다.
또 이날 오전에는 민주당 당원인 영광의 한 마을이장이 전남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진보당의 유권자 실어나르기 정황을 증언했다.
이에 대해 진보당은 "선대본에서 파악하기에 불법적인 선거활동은 전혀 없다고 확인하고 있다. 오히려 그간 공공연히 자행되어 왔던 각종 불법선거운동을 방지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감시단을 운영 중이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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