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에 창문도 못 열어요" 도축장 인근 4700세대 주민 하소연

광주 북구 양산동 주민들 한달새 민원 72건 제기
광주시-북구 TF 발족, 악취관리시설 지정 검토

광주의 한 도축장 모습. 뉴스1 DB

(광주=뉴스1) 박지현 기자 = "바람이 선선해 창문을 열고 싶어도 악취 때문에 도저히 열수가 없습니다."

광주 북구 양산동 일대 주민들은 올가을 인근 도축장에서 발생하는 악취로 일상생활이 어렵다며 하소연하고 있다.

15일 광주 북구 등에 따르면 광주 북구에 위치한 A 축산과 관련한 악취 민원이 지난 9월 한달 간 72건 발생했다. 이는 지난 8월 한달 간 37건이 접수된 것에 비해 2배 증가한 수치다.

도축장 인근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올 봄과 여름에 잠잠하다가 냄새가 너무 심해 구역질이 나 생활이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도축장과 가장 가까운 아파트는 600m 거리에 위치하고 있으며 인근에 거주하는 세대는 4700세대에 달한다.

해당 축산업체는 1971년 설립돼 현재 40여년 째 이곳에서 도축업을 하고 있다.

악취 민원은 지난해부터 급증해 올해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광주 북구는 악취의 원인을 도축 후 부속물 처리과정에서 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A 축산이 기존에 외부업체에 위탁해 처리하던 돼지 부속물을 지난해 6월부터 퇴비로 만드는 설비를 가동면서 악취가 발생한다는 것.

북구는 A 축산을 악취배출시설로 지정해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할 방침이다.

악취배출시설 지정을 위해서는 악취 민원이 1년 이상 지속돼야 하고 3회 악취 측정 결과 법적 기준 허용치인 '20'을 넘어서야 한다.

지난해부터 광주 북구가 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해 3차례 실시한 축사의 악취검사 결과, 모두 기준치 20을 넘어섰다.

북구는 A 축산을 지난 8월 시설 지정·고시 과정을 거쳐 내년 2월 악취 배출 시설로 등록할 예정이다.

악취배출시설 지정시 해당 시설에서는 악취배출 허용기준이 대폭 강화된다. 사업주들은 6개월 안에 그 악취방지계획 수립하고 법정 기준치 이하로 악취를 관리해야만 한다.

A 축산은 악취 저감을 위해 환경업체에 문의하는 등 악취 관련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도축장 관계자는 "주민들이 악취로 인해 겪는 불편을 줄이기 위해 세정시설이나 대기오염 방지시설을 설치하는 등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며 "가을에 냄새가 심해지는 특성상 퇴비시설 가동을 중단해 민원 해소를 위해 협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광주 북구 관계자는 "기존에는 민원이 발생해도 권고만 가능했는데 악취배출시설로 등록되면 위반사항이 발견되면 행정처분이 가능해진다"며 "지난해 9월부터 광주시와 함께 TF팀을 꾸려서 악취 점검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war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