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단속 피하려 경찰관 들이받은 운전자…항소심서 선처, 왜?

음주운전 전과 4범, 뺑소니 다음날 자수…집유 선고
1심은 "엄정 처벌로 정의 선언 필요"…징역 1년6월 실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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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음주단속 현장에서 경찰관과 승용차를 들이받고 도주한 40대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의 선처를 받았다.

광주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박정훈)는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특수폭행 등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은 A 씨(42)에 대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재판부는 A 씨에게 80시간의 사회봉사와 40시간의 준법운전강의 수강도 명했다.

A 씨는 지난 2월 23일 오후 8시 5분쯤 전남 여수시청 앞 도로에서 승용차를 운전하다 차량 2대와 여수경찰서 소속 B경감을 들이받고 달아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A 씨는 술을 마신 상태였다.

도로 전방에서 경찰관이 음주 단속 중인 것을 본 A 씨는 곧바로 도주하려 했다.

A 씨는 차량 전면을 막아서는 경찰을 보고 후진을 하다 다른 차량을 들이받았고, 다시 전진해 가로막는 경찰관을 차로 치고 도주했다.

A 씨는 사고 다음날 경찰서를 찾아와 자수했다.

조사결과 A 씨는 2000년에 음주운전과 특가법상 도주차량죄를 저질러 집행유예 처벌을 받았었고, 음주운전죄로 4번이나 처벌을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책임에 상응하는 엄정한 처벌을 통해 정의를 선언할 필요가 있다"며 실형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 경찰관 등과 원만하게 합의한 점, 이 사건으로 18년간 근무한 회사에서 퇴직한 점, 부양해야 할 자녀들이 있는 점, 약 5개월간 구금돼 있으면서 반성의 시간을 가졌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해 형을 다시 정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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