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 계기 '5·18정신 헌법 전문 수록' 추진
강기정 광주시장 "헌법 전문 수록 위한 개헌추진본부 준비"
"한승원 작가, 한강 이름으로 큰 건물 짓는 것 원치 않아"
- 박준배 기자
(광주=뉴스1) 박준배 기자 = 광주시가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5·18정신 헌법 전문 수록을 위한 개헌 준비 작업에 속도를 낸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14일 기자들과 차담회를 갖고 "전 세계가 환호한 지금이야말로 5·18민주화운동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해야 할 제대로 된 시점"이라며 "헌법 전문 수록을 위한 개헌 추진본부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강 시장은 "한강 작가는 가장 개인적이고, 지역적인 사안에서 인류의 보편적인 가치를 길어 올렸고 세계인의 공감을 끌어냈다. 덕분에 5·18은 80년 5월 고립된 광주의 사건에서 전 세계가 다시 알고 공감하는 사건이 됐다"며 "5·18정신 헌법 전문 수록 개헌을 추진해 오월 정신이 세계로 확산하고 대한민국에 민주주의가 확고히 정착되는 길을 닦겠다"고 강조했다.
개헌추진본부는 21대 국회 때 구성했으나 성과를 보지 못했고 올해 22대 국회가 개원하면 개헌추진본부를 다시 구성하기로 했으나 정치적 문제로 아직 진행되지 않고 있다.
강 시장은 "5·18 정신 헌법 전문화를 위한 개헌은 모두가 동의함에도 정치적으로 예민하다"며 "5·18 정신 헌법 전문화만을 위한 개헌을 할 수 있겠느냐와 개헌 문제가 나오는 순간 대통령 임기 단축 얘기가 나와 여든 야든 본격 추진하지 못한 한계가 있다. 그런 점에서 한강 노벨상을 계기로 다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강 시장은 이날 광주시 문화도시과장이 한강 작가의 아버지 한승원 작가를 만난 뒷얘기를 전하며 '한강 문학관'이나 대대적인 축하 행사는 하지 않겠다고 했다.
한승원 작가는 이날 "딸의 이름으로 화려하고 눈에 보이는 큰 건물 짓는 것은 원치 않는다. 대형 행사하는 것도 딸이 싫어한다. 장흥군의 부녀 기념관 건립 제안도 거절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광주가 책을 많이 사주고 책 읽는 행사 등 작가를 위한 실속 있는 행사를 했으면 좋겠다. 한강 이름보다 '소년이 온다 북카페'와 같은 곳에서 시 낭송이나 독서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은 괜찮다"고 했다.
강 시장은 "'전쟁에 주검들이 실려 나가는 데 무슨 잔치를 여냐', '큰 기념관이나 화려한 축하 잔치를 원치 않는다'는 한강 작가의 말을 가슴에 담고 그 성취를 기념하고 축하하는 방법을 조심스럽게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승원 작가를 통해 확인한 내용을 토대로 매년 시민 1인이 1권의 책을 바우처로 살 수 있는 정책, 공공도서관과 작은 도서관 활성화, 광주 대표도서관, 하남도서관, 국회도서관 광주분원 설립 등을 통해 공공도서관을 양적·질적으로 확대하겠다"고 했다.
또 "'광주 인문르네상스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융복합 문화컴플렉(가칭) 조성, 독립서점 활성화, 2026년 전국도서관대회 개최 등을 포함해 시상식이 열리는 12월 10일 광주가 축하행사 등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nofatejb@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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