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한국 첫 노벨문학상 수상에 전국이 환호…책 구매 열풍(종합)

전국 서점에 '한강 신드롬'…밀려든 발길에 오전 일찌감치 품절
국민들 SNS로 "국민적 경사" 찬사…정치권도 '축하' 한 목소리

스웨덴 한림원은 10일 한국인 소설가 한강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뉴스1DB)2024.10.10/뉴스1

(전국=뉴스1) 최성국 고동명 김민수 남승렬 문창석 박지현 오현지 이수민 한송학 기자 = 한강 작가가 한국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자 전국민이 찬사를 보내며 환호했다.

서점에서는 한강 작가의 책을 구매하기 위한 발길이 이어지며 품절 사태까지 일어났다.

11일 오전 서울 송파구 교보문고 잠실점을 찾은 시민들은 남은 재고를 찾기 위해 들렀다가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한강 작가의 책을 구매하러 온 이경구 씨(60)는 "아내가 독서광이라서 이렇게 급히 사러 왔다"며 "나라의 큰 경사니까 개인적으로도 한강 작가의 작품이 진심으로 궁금했는데 재고가 없어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유통업체별로 600~700배에서 최대 3000배까지 판매가 폭주한 터라 서점 입장에서도 책을 팔고 싶어도 못 파는 상황이다.

11일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에서 관계자들이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한강의 책을 진열하고 있다. 2024.10.11/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광주 서구 영풍문고 관계자는 "책 전체가 품절됐다. 고객들이 오전부터 엄청 많이 사가더니 현재는 재고가 단 1권도 없다. 저희도 이런 일이 처음이라 재고가 언제 들어오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제주의 대형서점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른 오전 서점을 찾은 이들은 품절 직전 남아 있는 작품들을 한 권씩 품에 안았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하루 종일 '국민적 경사'라며 축하 메시지가 이어졌다.

정치권도 모처럼 여야 가릴 것 없이 한목소리로 감격과 축하의 메시지를 전했다.

한강 작가의 모교인 광주 효동초에서는 '선배가 노벨상을 받았다'는 교사의 설명에 후배들의 만세 삼창이 터져나왔다.

강택구 효동초 교장(47)은 "학생들에게 우리 학교 출신 선배가 대단한 일을 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수업을 했다"고 말했다.

전남 장흥에 거주하는 한승원 작가(한강 작가의 아버지)의 이웃 주민인 유헌종 씨(90)는 "한 선생의 딸이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동네 주민으로서 너무 기쁘다. 우리 동네의 자랑"이라고 말했다.

대구 직장인 임현화 씨(39)는 "내 생애에서 한국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실제로 접할 것이라고는 정말 상상도 못 했다. 다른 나라 국적 작가의 이야기일 줄로만 알았다"며 "이미 읽은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말고 한강의 다른 소설도 읽어봐야겠다"고 말했다.

한강 작가가 쓴 '소년이 온다'와 '작별하지 않는다'는 각각 광주 5·18민주화운동, 제주 4·3을 소재로 다룬 만큼 지역 내 유족, 단체들에서도 감사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박강배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한강 작가의 수상 후 5·18민주화운동도 세계에 알려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면서 "독자들이 책을 읽고 역사적 사실에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고 했다.

4·3기념사업위원회는 성명을 내 "제주 4·3단체들은 한강 작가의 이번 수상에 기쁜 마음으로 축하의 뜻을 전한다"며 "제주4·3이 다양한 분야에서 진정하게 세계인들에 각인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만중 문학상' 대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와 인연이 있는 경남 남해군민들도 한강 작가에게 축하를 보냈다.

11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신촌캠퍼스에 연대 국문과 출신 소설가 한강 작가의 한국인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2024.10.11/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전남도에서는 매년 '전남도 문학박람회'를 개최하겠다고, 장흥군에서는 '한승원·한강 부녀작가의 기념관 건립'을 각각 약속하며 한강 작가의 수상을 기념했다.

한강은 1970년 광주에서 태어났다. 1993년 시인으로 먼저 등단한 후 2년후에 소설가로 등단했다. 2007년 발표한 소설 '채식주의자'가 2016년 한국인 최초 맨부커상 인터내셔널에서 수상했다. 2023년에는 메디치 외국문학상을 받았다.

스웨덴 한림원은 지난 10일 소설가 한강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한국인의 노벨상 수상은 2000년 고(故) 김대중 대통령의 평화상 수상에 이어 두 번째이며, 아시아 작가 수상은 2012년 중국 작가 모옌 이후 12년 만이다.

스웨덴 한림원은 선정 이유로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의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고 꼽았다.

sta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