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선배님이래"…한강 모교 광주 효동초 후배들 "만세"
교사들 한강 작가 수상 소식 기사 출력 학생들에 알려
"역사적 소설 왜 썼는지 궁금하다" 등 후배 질문세례
- 박지현 기자
(광주=뉴스1) 박지현 기자 = "한강 작가님이 우리 학교 선배님이래요. 왜 역사적 소설을 썼는지 묻고 싶어요."
11일 오후 광주 북구 효동초등학교 4학년 5반 교실. 23명 학생들의 책상에는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식이 담긴 기사가 올려져 있었다. 교실 뒤편엔 큼지막이 출력된 기사들이 전시돼 있다.
효동초등학교는 광주 북구 중흥동에서 태어난 한강 작가가 다녔던 모교다.
수업이 시작되자 교실 앞 화면에는 광주 출신 한강 작가의 이력이 담긴 기사가 띄워졌다.
담임 교사는 "여러분 노벨상이 어떤 상인지 알아요?"라고 물었다. 아이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교사는 "그동안 한국인은 딱 1명만 받은 권위 있는 상인데 어젯밤에 한강 작가가 수상했어요. 근데 그 작가님이 우리 효동초에 다니셨대요"라고 설명했고 학생들은 박수와 함께 환호성을 터트렸다.
학생들은 너도나도 "상을 어떻게 받게 된 건지", "왜 책 제목이 채식주의자인지" 등 질문을 쏟아냈다.
한강 작가에게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는지를 묻자 손을 들고 발언 기회를 얻은 한 학생은 "기사에 역사적 소설이라 쓰여 있는데 왜 작가님은 역사적 소설을 골랐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또 다른 학생은 "책을 쓸 때 글감을 어떻게 떠올리는지 알고 싶다"고 질문했다.
일부 학생들은 눈을 떼지 않고 기사를 정독하거나 친구들끼리 기사와 관련해 이야기하기도 했다.
수업은 광주 5·18민주화운동을 다룬 '소년이온다'의 낭독으로 이어졌다.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교사의 수업에 학생들의 장난기 있던 눈빛은 점차 진지하게 변했다.
학생들은 "왜 군인들이 광주 시민들에게 총을 쏜 건지" 등 깊이 있는 질문을 건네기도 했다.
수업을 진행한 전인성 담임 선생(30대)은 "아침에 학생들에게 소식을 전하니 중흥동 출신이라서 반갑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광주 효동초는 이날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소식을 담은 신문기사를 스크랩해 1115명의 학생들에게 일일이 나눠줬다.
강택구 효동초 교장(47)은 "학생들에게 우리 학교 출신 선배가 대단한 일을 했다는 것을 학생들에게 알리기 위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교육청 역사 담당 장학사로 근무하며 '소년이온다, 작별하지 않는다' 등 한 작가의 현대사가 담긴 책으로 역사교육을 진행했다"며 "한국에서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5월 정신과 우리 문학의 우수함을 인정받아서 감격스럽다"고 전했다.
효동초는 학내 전광판에 한 작가의 수상 소식을 띄워 축하하는 한편 대형 현수막을 제작해 학내에 걸어둘 예정이다.
war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