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번도 투표 거른 적 없어" 82세 할머니의 '소중한 한 표'

곡성군수 재선거 사전투표 첫날…이른시간부터 발길

10·16 전남 곡성군수 재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11일 오전 곡성읍 곡성군민회관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2024.10.11/뉴스1 ⓒ News1 김동수 기자

(곡성=뉴스1) 김동수 기자 = "살아생전 단 한 번도 투표를 거른 적이 없어."

10·16 전남 곡성군수 재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11일 오전 곡성읍 곡성군민회관에 마련된 투표소엔 이른 시간부터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곳은 인구 2만 5000명의 작은 시골 동네로 주민 대부분이 고령이지만 투표 열기만큼은 대단했다. 이른 시간부터 자전거를 타고 온 중년부터 지팡이를 짚고 투표소를 찾은 어르신까지 불편한 몸을 이끌고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유권자들은 신분증을 손에 꼭 쥐고 들어와 선거사무원의 안내에 따라 투표용지를 받았다.

4개월 전 치러진 22대 총선 당시 역대 최장 길이인 51.7㎝의 비례대표 투표용지에 비해 10㎝ 내외의 짧은 용지였지만, 오히려 '곡성 발전 적임자'를 뽑는다는데 고심은 깊어 보였다.

김귀례 할머니(82)는 "눈이 잘 안 보이고 허리가 아파도 투표는 꼭 해야 한다"며 "곡성을 일으켜줄 후보자에게 과감하게 한 표를 던졌다"고 웃었다.

10·16 전남 곡성군수 재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11일 오전 곡성읍 곡성군민회관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유권자가 투표용지를 건네받고 있다.2024.10.11/뉴스1 ⓒ News1 김동수 기자

또 다른 유권자 강봉열 씨(67)는 "낚시하러 가기 전에 이른 시간 투표를 하러 왔다"며 "투표를 위해 만사 제쳐두고 가장 먼저 찾았다"고 말했다.

한 유권자는 "곡성은 민주당 지지가 강하지만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우리 지역을 자주 방문하면서 민심이 요동치기 시작했다"며 "곡성이 이렇게 주목받았나 싶기도 하고, 어떤 후보가 되든 잘 먹고 잘살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곡성에선 2년 전 치러진 제8회 지방선거 때 2만 5196명 선거인 중 1만 1561명(45.88%)이 사전투표(2일 차 누적)에 참여했다. 당시 사전투표 첫날엔 26.81%의 투표율을 보였다.

이번 곡성군수 재선거는 조상래 더불어민주당, 최봉의 국민의힘, 박웅두 조국혁신당, 이성로 무소속 후보 간 4자 대결로 치러진다.

곡성에선 1995년 민선 체제 이후 8번의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5번 당선(무소속 3번)됐다. 사실상 민주당의 텃밭이자 전통적인 강세 지역이지만 '조국 효과'로 민심이 요동치고 있다는 게 지역 인사들의 평가다.

인구 2만 5000여 명의 곡성군에선 특히 곡성읍(7500명)과 옥과면(4000명)이 총인구의 46%를 차지할 만큼 인구 비율이 높아 이들 두 지역을 공략하는 후보가 당선에 가까워질 것으로 분석된다.

kd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