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경찰이야" 불법 체류 외국인 수갑 채운 뒤 돈 뜯어낸 2인조

인질강도·공무원 사칭 등 혐의…1심선 주범 징역 3년
'양형부당' 쌍방 항소…검사 "법의 엄중함 보여줘야"

광주고등법원의 모습./뉴스1 DB ⓒ News1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경찰관을 사칭해 불법 체류 외국인에게 수갑을 채우고 돈을 요구한 남성들이 항소심에서 선처를 호소했다.

광주고법 제2형사부(재판장 이의영)는 7일 인질강도, 공무원 자격사칭 등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 받은 A 씨(35)와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B 씨(28)에 대한 항소심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A씨 등은 지난 2월 11일 오후 9시 15분쯤 불법체류자인 태국인 C 씨(38)를 전남 영암에서 붙잡아 수갑을 채우는 등 불법 감금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수갑을 찬 C 씨의 사진을 C 씨의 부모에게 보내면서 "돈을 보내지 않으면 강제 출국시키겠다"고 협박해 149만 원을 받아냈다.

A 씨는 인터넷에서 수갑을 구매한 뒤 경찰관을 사칭하며 C 씨를 불법 감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피해자가 불법체류자로 수사기관에 범죄 피해사실을 신고하기 어렵다는 점을 노리고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B 씨는 피해자의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돈을 요구하기 전까지 인질강도 범행임을 인지하지 못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A 씨도 "피해자에게 죄송하다. 참회하며 살겠다. 다만 선처를 바란다"고 최종 진술했다.

검사는 "이들은 경찰 공무원을 사칭해 외국인과 그 부모를 협박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 "범의 엄중함을 보여줘야 사회 질서가 유지될 수 있다"고 재판부에 보다 높은 형량 선고를 바랐다.

재판부는 11월 12일 동일 법정에서 이들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을 연다.

sta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