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는 무슨, 다 죽게 생겼는데" 한마디에 '영광 쌀' 구매 급증

민주당 지지층 '영광 쌀 구매 운동' 확산
김민석·한준호·김병주 의원 등도 구매 인증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영광농협 신동진쌀 구매' 인증샷 캡처./뉴스1

(영광=뉴스1) 박준배 기자 = 전남 영광군수 선거운동이 본격적인 막을 올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의 '쌀 구매 운동'이 확산하고 있다.

3일 영광군 농협쌀조합법인(RPC)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쌀 구매율이 급증하고 있다.

영광군 RPC 관계자는 "어제 하루 동안에만 10㎏짜리 쌀 500포가 판매됐다"며 "갑작스럽게 쌀을 산다는 전화가 빗발쳐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다"고 밝혔다.

'쌀 구매 운동'은 지난달 30일 영광 출신 한 민주당 당원이 고향을 방문한 뒤 온라인 커뮤니티에 '전남 영광의 현실태'라는 글을 올리며 시작됐다.

이 당원은 "군민들은 '선거는 무슨 선거냐, 쌀값 때문에 농민들이 다 죽어 나가게 생겼는데 속 시원하게 해결책을 내놓는 당이 없다'고 하신다"며 "영광군에 10kg짜리 신동진 쌀 15만 포대가 쌓여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당원들의 힘이 필요하다. 15만 명이 한 포대씩 사주면 당장 해결할 수 있다. 택배비 포함 10kg에 2만 5000원이니 쌀값이 많이 떨어지기도 했다"며 "민주당이 농민들과 동행해 주시길 호소드린다"고 했다.

이후 민주당 지지층을 중심으로 영광군에서 생산된 쌀 구매 운동이 빠르게 확산했다.

'개딸'(개혁의 딸)로 불리는 민주당 강성 지지층은 직접 영광군에서 쌀을 구매하고, 이를 온라인과 SNS에 인증하며 쌀 구매 시 민주당 당원임을 밝혀달라고 독려했다.

앞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3일 전남 영광 농협 대회의실에서 열린 '쌀값 정상화를 위한 정책간담회'에서 "최근 쌀값이 17만 원대로 떨어졌다는데, 이는 원가조차 보장되지 않는 수준"이라며 "쌀값 문제는 단순히 농민 개인의 문제가 아닌 대한민국 식량 안보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의 발언과 민주당원의 호소글이 더해지면서 김민석, 한준호, 김병주 등 민주당 최고위원들도 쌀 구매 운동에 힘을 보태고 있다.

김병주 최고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영광 쌀을 구매한 인증샷을 올렸다.

김 최고위원은 "농민들의 고통을 외면할 수 없다"며 "이번 구매 운동은 정치적 목적이 아닌, 농민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자발적인 연대의 일환이다"고 강조했다.

'쌀 구매 운동'이 이어지고 있으나 쌀값이 여전히 낮아 농민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기에는 부족하다.

영광 RPC 관계자는 "민주당의 쌀 구매 운동으로 기존보다 하루 판매량이 몇 배로 늘어 영광군 쌀 재고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고 있다"며 "단기적인 쌀 구매 운동뿐만 아니라 정부와 지자체의 장기적인 쌀 가격 안정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nofatejb@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