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단체 "정부, 벼멸구 피해 자연재해 인정하라"

"폭염으로 벼멸구 창궐…최소한 생산비 보장해야"

26일 전남도청 앞에서 농민단체가 벼멸구 피해의 재해 인정을 촉구하며 볏짚에 불을 붙이고 있다. 2024.9.26뉴스1 ⓒ News1 전원 기자

(무안=뉴스1) 전원 기자 = 광주·전남 지역 농민단체가 26일 "정부는 벼멸구 피해를 자연재해로 인정해달라"고 촉구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쌀협회 광주전남본부는 이날 오전 전남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본격적인 수확철이 다가오지만 농민들의 마음은 쌀값 폭락과 벼멸구 피해로 인해 내년에도 농사를 지을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며 이같이 밝혔다.

단체들은 "전남지역 벼 재배면적 중 13% 이상이 벼멸구 피해로 타들어가고 있다"며 "특히 고흥과 해남, 보성, 장흥, 무안, 함평 등은 피해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지경이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벼멸구 피해가 심각한 것은 올해 여름 폭염으로 세대교체 주기가 짧아진 벼멸구가 창궐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단체는 "농어업재해대책법에는 폭염도 피해 복구지원 대상에 해당하는 재해로 인정하고 있다"며 "하지만 정부는 폭염으로 인한 벼멸구 피해를 자연재해로 인정하지 않고 있어 피해 농민들이 구제받을 길은 막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벼멸구 피해는 폭염이 직접적인 원인인 만큼 자연재해로 인정하고 즉각 피해조사를 해야한다"며 "정부는 벼멸구 피해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피해벼를 최소한의 생산비가 보장되는 가격에 매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전남도와 전남도의회, 시군에서도 즉각 벼멸구 피해조사를 진행하고 정부에 벼멸구 피해를 자연재해로 인정할 수 있도록 촉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농민단체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타들어가는 농심을 표현하겠다'면서 볏짚에 불을 붙이기도 했다.

jun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