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의장도 부의장도 해외연수…'반쪽짜리' 된 구민의 날 행사

5년째 9월 셋째주 개최…광주 북구의원 14명 국외출장
의회 "10일 공문 받아…취소 위약금은 혈세 낭비"

광주 북구의회./뉴스1 DB

(광주=뉴스1) 박지현 기자 = '광주 북구민의 날' 행사에 구의원들이 해외 연수를 이유로 대거 불참해 논란이다.

구민의 날 행사가 5년째 9월 셋째주 진행됐지만 의원들이 이에 아랑곳 않고 연수에 나섰기 때문이다.

26일 광주 북구에 따르면 '북구민의 날에 관한 조례'에 따라 이날 광주역사민속박물관 광장 일원에서 1000여 명의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북구민의 날은 북구 설치령 공포일인 9월 26일을 기념하고 지역주민의 화합, 애향심 고취를 위해 지정됐다. 지난 2020년부터 기념 행사가 열려왔다.

그러나 북구의원 20명 중 14명이 중국과 일본, 미국으로 공무국외출장에 나서면서 행사에 불참한다.

의원 7명은 지난 23일부터 5박 6일 일정으로 중국 상해와 해염으로, 6명은 같은 기간 일본 규슈지방 구마모토현으로 연수를 떠났다. 도시브랜드 성공사례 모색 등이 취지다.

또다른 의원 1명은 타 구의회 의원들과 함께 10일간 미국으로 공무국외출장에 나섰다.

의원들의 잇단 해외연수에 올해 북구민의 날 기념 행사는 북구의회 의장과 부의장도 없이 일부 의원만 참석하는 '반쪽자리 행사'로 남게 됐다.

의회는 구청으로부터 행사 공문을 늦게 받은 탓에 해외연수와 겹쳐 참석이 어렵다고 했지만 해명이 옹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례에는 '광주 북구 구민의날은 9월 26일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를 기념하는 행사는 2020년 조례 개정 이후 매년 9월 셋째주에 열려 왔다. 역대 북구민의 날 행사가 진행된 날짜는 △2020년 9월 24일 △2021년 9월 27일 △2022년 9월 26일 △2023년 9월 22일이다.

행사 참여는 강제가 아니지만 의원들이 조례 일정조차 무시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북구의회는 해외연수 취소 시 발생할 위약금 문제로 인한 예산 낭비를 방지하기 위해 일정을 강행했다는 입장이다.

북구의회 관계자는 "지난 10일에 집행부로부터 공문을 받고 연수 일정을 바꾸려고 알아봤으나 날짜가 얼마 남지 않아 위약금이 커 취소가 힘든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북구 관계자는 "앞서 5년간의 북구민의날 조례 연혁을 살펴보면 공휴일이나 추석 명절이 겹친 것 아니면 일정하게 진행해왔다"며 "앞으로는 의회와 사전에 일정을 조율해나가겠다"고 전했다.

war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