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쩐의 전쟁' 된 영광군수 재선거…재원 확보방안은 의문
민주당 장세일·혁신당 장현 "1인당 100만원대 지원금"
재원 근거 한빛원전 지역자원시설세는 턱없이 부족
- 서충섭 기자
(영광=뉴스1) 서충섭 기자 = 10·16 영광군수 재선거가 때아닌 '쩐의 전쟁'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군민 1인당 100만 원이 넘는 연간 지원금을 저마다 약속하고 있지만 재원으로 지목한 한빛원전 지방세는 이에 미치지 못하고, 이마저도 법 개정이 쉽지 않을 전망이라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장세일 더불어민주당 영광군수 후보는 영광사랑지원금 연간 100만 원 지급을 공약으로 내놓고 있다.
특히 이재명 대표도 자신의 전매특허인 '기본소득'과 연결지으며 이를 거들었다.
지난 23일 열린 영광 현장 최고위회의에서 이 대표는 "영광 1인당 예산은 1500만 원씩 된다. 이 중 100만 원을 잘 절감해 기본소득으로 활용해 동네가 살아나고 인구도 늘어난다는 것을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조국혁신당도 지난 24일 전남도의회에서 공약설명회를 갖고 장현 영광군수 후보가 전 군민에 연간 120만원의 영광행복지원금을 약속했다.
내년 설날부터 일괄 지급을 강조했고 추가로 군민 가운데 65세 이상 1만5488명을 대상으로 연 150만 원의 간병비 지원사업도 내놓았다.
장현 후보 측은 또 무소속 양재휘 후보와 '신재생에너지 영광군민 매년 1000만 원 지급 정책 협약도 체결했다.
이처럼 양측이 기본소득·지원금 공세를 벌인 것은 이재명·조국 두 당대표가 등판하기 전부터 전개된 영광군의 특징이다.
장현 후보는 지난 7월 민주당에 몸담던 예비후보 시절부터 이재명 대표의 기본소득 정책과 연계해 연간 85만 원의 기본소득지급을 내세웠다.
그러자 장세일 후보 측도 곧바로 영광사랑 지원금 100만 원 지급을 최우선 실천 공약으로 내세웠다. 민주당 경선서 탈락한 이동권 예비후보도 연간 120만 원의 활력지원금 공약을 내세우는 등 후보들은 저마다 현금성 공약을 강조했다.
후보들 모두 영광에 소재한 한빛원전이 내놓는 지역자원시설세를 재원으로 하고 있다. 한빛원전은 지역환원 차원에서 1킬로와트당 1원씩을 지역자원시설세로, 0.25원씩을 환원사업에 사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 2006년부터 한빛원전이 영광지역에 끼친 경제적 효과가 1조 원이 넘는 등 지역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러나 지역자원시설세가 양당의 기본소득 재원 규모에 미칠지는 의문이다.
영광군 인구는 지난 8월 기준 5만 1432명으로 민주당 100만원 안으로는 514억원, 조국당 120만원 안은 617억원이 소요된다.
하지만 지난해 계획예방정비가 시행돼 발전량이 줄면서 한빛원전 지역자원시설세는 405억원에 불과했다.
내년에는 계획예방정비가 없이 발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나 그럼에도 지역자원시설세는 500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여기에 사용처가 제한된 지역자원시설세를 활용하려면 지방세법 개정이 불가피하지만, 원전접경지자체가 30곳에 달하는 와중에 기재부 등 정부가 영광군민만을 위한 지방세법 개정을 허용할지도 의문이다.
더구나 지역자원시설세의 20%를 방사선비상계획구역 내 지자체들에 균등분배하는 지방재정법 개정안이 올해 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영광만을 위한 시설세 증액 요청도 현실성이 없는 대목이다.
zorba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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