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 번호판 없네?" 불법체류 외국인 때리고 '삥' 뜯은 3인조
"불법체류자 돈 된다"…외국인 대상 강도짓 20대 3명
돈 안 주면 경찰에 신고하기도…3년 이상 실형 선고
- 최성국 기자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불법체류 외국인이잖아. 외국인은 경찰에 넘기고 오토바이는 중고로 팔아치우자."
지난 2월 26일 오전 6시 46분쯤 20살 청년 A씨와 B 씨, C 씨 등 3명은 모의한 범행을 실행하기로 마음먹었다.
이들은 외국인 근로자가 많은 광주 광산구에 모여 신고 대상을 물색했다. 번호판이 없는 오토바이를 타고 지나가는 30대 외국인을 발견하자 곧장 오토바이를 타고 쫓아갔다.
피해자를 멈추게 한 이들은 외국인 등록증과 오토바이 면허증을 제시하라고 몰아세웠다.
피해자는 외국인 등록증은 있지만 오토바이 면허증은 없다고 대답했다.
A 씨와 B 씨는 겁을 먹은 피해자에게 "500만 원, 돈, 돈"이라고 말하며 경찰에 신고할 것처럼 금품을 요구했다.
피해자는 "돈이 없다"며 금품 요구를 거절했고 이들은 피해자를 경찰에 '무면허 운전'으로 신고했다.
이후 이들 일당의 범행은 도를 더해갔다. 이들은 "불법체류 외국인을 잡아 신고하지 않는 조건으로 수백만원을 받은 지인이 있다. 개꿀이니 우리도 해보자"고 의견을 모았다.
이들은 3월 12일 오전 5시 30분쯤 광주 광산구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지나가는 외국인을 쫓아가 폭행했다.
A 씨와 B 씨는 도망가는 피해자를 붙잡아 무차별 가격했다. '돈이 없다'고 말한 피해자는 기절할 때까지 폭행을 당했다.
A 씨는 기절한 피해자를 깨워 다시 폭행하다가 외국인 등록증을 확인한 뒤 돌려줬다.
B 씨는 올해 3월쯤 무등록 이륜자동차에 공기호인 등록번호판을 부정사용하고 운전한 혐의(공기호부정사용·자동차관리법 위반 등)로도 기소돼 병합 재판을 받았다.
광주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고상영)는 강도상해, 공동공갈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 씨에게 징역 3년 8개월을, B 씨에게 징역 4년을, C 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의 각 실형을 선고했다고 23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피해를 신고하기 어려운 불법체류 외국인들을 상대로 오토바이를 빼앗거나 돈을 갈취하기로 하고 각 범행을 저질렀다"며 "피고인들이 이 사건 이전부터 불법체류자들을 112에 신고한 행태를 보면, 불법 체류자들의 불안한 상황을 약점 잡아 악용한 것으로 범행의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는 점, 피해자들과 모두 합의한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한다"고 판시했다.
sta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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