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 극한호우' 전남 주택 367동 침수…53명 귀가 못해(종합2보)

논 1030㏊ 침수에 닭 164만 마리 폐사 피해도 접수
전남도, 일시대피자들에 숙박비 지원 등 구호 관리

집중호우가 이어진 21일 오후 3시 15분쯤 전남 고흥군 과역면의 터미널 상업시설이 침수돼 있다.(전남소방본부 제공)2024.9.21/뉴스1 ⓒ News1 김동수 기자

(무안=뉴스1) 최성국 기자 = 나흘간 최대 401㎜를 쏟아낸 집중호우로 전남지역의 피해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22일 전남도와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9일 0시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전남 여수산단에는 401.5㎜, 장흥에는 339.3㎜, 순천에는 331.5㎜, 강진에는 313.9㎜의 비가 쏟아졌다.

전날 1시간 최다 강수량은 진도군 112.2㎜, 산이(해남) 101.0㎜, 강진군 96.5㎜, 관산(장흥) 90.0㎜, 목포 35.3㎜, 광주 23.4㎜를 기록했다.

전남 8개 시군에선 9월 강수량 극값이 경신되기도 했다. 순천의 경우 지난 20일 내린 200.8㎜ 비가 9월 일강수량 최고 극값 1위를 갈아치웠는 데 이는 50년 발생빈도로 내리는 비라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이 기간 전남소방본부에는 1095건의 119 호우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전날 오후 6시 29분쯤엔 전남 장흥군 장흥읍의 한 마을에서 A 씨(89)와 연락이 되질 않는다는 실종신고가 접수됐다. A 씨는 요양병원에서 귀가하는 아내를 맞이하기 위해 집 밖으로 나갔다가 하천에서 멀지 않은 장소에서 급류에 휩쓸렸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22일 오전 헬기와 드론, 수색견, 수색보트 등 장비와 인력을 대거 투입해 A 씨를 발견했다.

주택 분야에서는 목포 1동, 순천 1동, 고흥 1동이 침수로 반파됐으며 진도 182동, 해남 67동, 장흥 66동, 고흥 21동, 완도 15동, 강진 6동, 순천 4동, 무안 2동, 화순 1동 등 주택 367동이 침수 피해를 입었다.

22일 전남소방대원들이 침수 피해가 발생한 진도 조금전통시장에서 응급 복구 작업을 도우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전남소방본부 제공) 2024.9.22/뉴스1

진도의 조금전통시장에서는 점포 34개소가 침수됐으며 강진 옴천·군동의 도로 2개소는 사면 유실 피해를 입어 복구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해남 등에서는 제방 4개소가 유실됐고 장흥에선 0.2㏊의 산사태 피해로 주민들이 대피했다.

완도 신지에선 변압기 1개소가 낙뢰로 파손돼 복구 조치됐다.

해당 피해들을 포함해 전남소방본부는 47명의 인명을 구조했으며 주택 451건, 토사낙석 38건, 도로장애 303건, 간판 낙하 3건, 기타 216건 등 1011건에 대한 안전조치를 취했다.

퇴수조치가 이뤄지면서 전남지역 농업 분야 피해도 속속 집계되고 있다.

보성 716㏊, 해남 95㏊, 영암 80㏊, 나주 78.3㏊, 순천 30㏊ 등 총 1030.3㏊의 벼 도복 피해, 2.1㏊의 채소 유실이 잇따랐고 장흥의 한 농협에선 양곡 400톤이 침수됐다.

축산 분야에서도 영암·해남·순천·장흥·진도 등에서 닭 164만 3000수, 오리 5만 8000수, 꿀벌 40군이 폐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오후 들어 전남지역에서 발생한 사유시설 피해액은 17억 200만 원, 공공시설 피해액은 2억 3800만 원 등 전체 피해액은 19억 4000만 원으로 늘어났다.

10개 시·군의 산사태 취약지 인근에서 대피한 344세대 457명 중 대부분은 귀가했으나 장흥 3세대 3명, 진도 40세대 50명은 아직 귀가하지 못했다.

전남도는 일시대피자들이 전원 귀가할 때까지 세대당 숙박비 실비 지급, 장기구호비 지급, 급식비 지원 등 구호 관리를 진행한다.

전남도 관계자는 "도로 등 공공시설 피해지역의 안전조치를 강화하고 응급복구를 조기 완료할 계획"이라며 "농축산 분야의 피해는 시군과 함께 정밀조사한 뒤 재해보험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ta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