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극한호우'에 해남·나주·순천 등 농경지 침수 큰 피해(종합2보)

산사태 우려 주민 666명 대피
서남해안 '홍수특보' 잇따라…밤사이 비 그칠 듯

21일 오후 전남 보성군 보성여중 인근 주택가가 집중호우로 침수된 모습. (독자제공) 2024.9.21/뉴스1

(광주·무안=뉴스1) 김동수 기자 = 전남 지역에 최대 399㎜가 넘는 물폭탄이 떨어져 각종 피해가 속출했다.

서남해안을 중심으로 시간당 100㎜가 넘는 '극한호우'까지 이어지면서 비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21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부터 사흘간 이어진 비로 지역 내 피해 신고가 잇따랐다.

주택 147동 중 2동이 반파되고 나머지 145동이 물에 잠기거나 일부 침수됐다.

해남 화원면, 장흥읍, 순천 조례동 등에서는 도로 침수가 발생했고 강진에선 도로가 유실됐다.

정전도 여러 곳에서 발생했다. 이날 오전 광양 옥룡면에서는 나무가 쓰러지며 전신주를 덮쳐 인근 마을 900가구에 전기 공급이 끊겼다. 전날에도 광양 옥곡면 일대 전기 시설이 파손돼 정전이 발생했다.

해남에선 불어난 물에 차량이 고립되는 일도 있었다. 이 외에 주택·도로 침수, 토사·낙석, 도로장애, 정전, 인명 구조 등 소방에 접수된 비 피해 신고만 511건에 달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21일 오후 5시 16분쯤 전남 해남군 문내면의 주택가가 침수돼 소방 관계자들이 주민을 구조하고 있다.(전남소방본부 제공)2024.9.21/뉴스1

해남 95㏊, 나주 50㏊, 순천 17.6㏊ 등 지역 내 농경지 225㏊가 침수 등의 피해를 입었다

산사태 위기 경보가 '경계' 단계로 상향되며 주민 대피도 이어졌다. 전남 15곳 시군에 거주하는 523세대 666명이 자택 인근의 마을회관 등 지정 장소로 이동했다.

전남 여객선 53항로 80척 중 48항 66척이 통제됐고 국립공원 5곳(지리산, 내장백암, 월출산, 무등산, 다도해해상)의 출입도 제한됐다.

장흥군 감천교에는 홍수경보가, 화순군 주도교·나주시 우산교에는 홍수주의보가 내려지기도 했다.

집중호우가 이어진 21일 오후 3시 15분쯤 전남 고흥군 과역면의 터미널 상업시설이 침수돼 있다.(전남소방본부 제공)2024.9.21/뉴스1

이날 오후 8시 20분을 기해 광주와 전남 전역에 내려졌던 호우특보는 모두 해제됐다.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9일부터 이날 오후 8시까지 사흘간 누적 강수량은 여수 399.5㎜, 장흥 384㎜, 순천 376.3㎜, 강진 362.5㎜, 보성 334㎜, 해남 328.5㎜, 영암 324.5㎜, 진도 320.5㎜, 화순 318㎜, 구례 281㎜다.

시간당 강수량은 진도 112.2㎜, 해남 101㎜, 강진 96.5㎜로 기록됐다. 강진과 진도의 시간당 강수량은 기상 관측 이래 역대 최고치다.

기상청은 비구름대가 경남 지역으로 이동, 광주·전남 지역의 비가 점차 그칠 것으로 분석했다.

21일 오후 1시 21분쯤 전남 여수시 학동의 한 도로에서 토사가 유출돼 있다. (전남소방본부 제공)2024.9.21/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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