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전별금 3천만원'에 기금 고갈 '우려'…MZ 소방관들 '반발'

전남소방 대원들 매달 공조회비 4만5천원 납입…기금 고갈 우려
리스크 심화에 외부 용역도…"의견 수렴해 개정 추진"

전남소방본부 전경. /뉴스1 ⓒ News1

(장흥=뉴스1) 최성국 기자 = 전남소방본부 대원들이 40년 전통의 '공조회' 존폐를 놓고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퇴직전별금에 의한 공조회비 고갈 우려와 변화된 상부상조 문화에 대한 인식차이가 표출되면서다.

22일 전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남소방본부 소속 직원 4300여명은 직급과 관계없이 매달 4만 5000원을 월급에서 공조회비로 내고 있다. 기간은 퇴직 때까지다.

전남소방본부 공조회는 소방관에 대한 복지혜택이 적었던 1983년도에 서로 돕기 위한 계모임 성격으로 처음 조성됐다. 대원들이 월급에서 십시일반 돈을 모아 상부상조를 챙긴다는 목적이다.

현재도 해당 공조회비는 조의금과 축의금 등으로 사용되며 퇴직 소방대원에 대해서는 퇴직 전별금을 지급하는 형식으로 운영돼 오고 있다.

공조회비에 대한 내부 반발은 '회비 고갈' 우려가 터져 나온 최근 들어 심화되고 있다.

대원으로 40년을 근무했을 때 내는 공조회비를 계산하면 총 2160만 원, 30년을 근무했을 땐 1620만 원을 내게 된다.

반면 퇴직하는 직원에게 공조회가 지급하는 전별금은 1인당 3000만 원에 달한다. 올해 상반기에도 퇴직자들에게 수억원의 공조회비가 일괄 집행됐다. 직원들은 이런 식의 형태로는 결국 공조회비가 고갈돼 이후엔 돌려받지 못할 것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입사년도가 늦을수록 혜택을 받지 못할 가능성도 높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직원은 "간단하게 생각하면 국민연금에 대해 느끼는 불안감과 동일하다. 모이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더 많아 유지될 수 없는 구조고, 결국은 후배들이 책임을 져야될 것이란 분위기"라며 "MZ세대에서 반발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 전남소방본부 내부 게시판에는 '낸 것보다 적게 가져가도 유지하기 힘든데, 낸 것보다 많이 가져가면 유지가 가능하느냐', '공조회를 탈퇴하고 싶다', '안 내고 안 받겠다', '원금이라도 돌려받으려면 공조회를 유지해야 한다', '회계감사를 해야 한다' 등의 반발 게시글이 쏟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 소방본부는 공조회비 유지 적정성 등을 평가하기 위한 외부 용역까지 맡겼다. 이달 초 나온 용역 결과는 '공조회 폐지시 가입자가 평균 88%의 손해를 감수해야 하며, 전별금과 회비를 줄이면 공조회 유지가 가능하다'는 결론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소방본부 노동조합도 공조회의 공정 운영, 제도적 개선 등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비슷한 일을 겪은 광주소방본부는 약 4년 전 자체 공조회를 폐지한 바 있다.

전남소방본부는 용역 결과를 토대로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TF팀을 구성, 상임위원회에 상정하는 개정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상조회 기능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상태로, 용역 결과상 현 상태로는 공조회 운영이 불가능해 개정 작업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내부 갈등을 줄이기 위해 직원들의 의견 수렴을 반영한 계획안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sta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