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36곳‧전남 18곳 산부인과의원, 3년 동안 분만 없었다

올해 전국 10곳 중 9곳 분만수가 청구 없어

한 여성병원에서 의료진이 신생아들을 보살피고 있다. 2024.9.12/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광주=뉴스1) 박영래 기자 = 전국의 산부인과의원 10곳 중 9곳에서 올해 신생아 출산이 없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광주와 전남의 경우 2022년부터 3년 동안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분만수가를 청구한 산부인과의원 기록은 전무했다.

19일 박희승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남원·장수·임실·순창)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산부인과의원 중 분만수가가 청구되지 않은 의료기관 비율이 88.4%다. 2018년 대비 6.2%p 증가했다.

올해 7월까지 분만수가 청구가 월평균 1건도 되지 않는 지자체도 10곳이다. 대구 서구, 경기 안양 만안구, 강원 영월군·태백시, 전북 고창군·김제시, 전남 고흥군·완도군, 경북 포항 남구, 경남 하동군이다.

특히 광주와 전남의 경우 2022년 이후 3년 동안 분만수가를 청구한 산부인과의원은 전무했다.

2022년 기준 산부인과의원은 광주 36곳, 전남 18곳으로 이들의 분만수가 청구건수는 '0건'이었다.

올해 들어서도 산부인과의원 숫자는 광주 34곳, 전남 19곳을 유지하고 있지만 올해 7월까지 분만수가를 신청한 산부인과의원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병원에서도 산부인과 기피현상은 이어졌다.

현재 100병상 이상 종합병원 331개소의 11.5%(38개소)에는 산부인과가 설치되지 않았다. 의료법상 100병상 이상 300병상 이하인 경우에는 내과, 외과,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중 3개 진료과목이 있어야 하지만 산부인과를 기피하는 종합병원이 10%를 넘고 있다.

이 때문에 분만 의료기관수는 2018년 555개소에서 올해 425개소로 130개소가 줄었다. 세종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분만의료기관수가 줄고 있다

병의원들은 출산의 위험을 피하면서 부인과 진료에 더 집중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박희승 의원은 산부인과에 대한 정부차원의 실질적인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저출생은 물론 산부인과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책 부족으로 산부인과 의사와 분만 의료기관이 줄고 있다"면서 "안정적인 출산 환경 조성과 응급상황 대처를 위해 지역별 분만 인프라가 유지되고 확충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분만기관 신설도 중요하지만 기존 의료기관이 유지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이 긴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yr200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