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 9월 '첫 폭염경보'에 열사병 사망·울릉에 300㎜ 물폭탄(종합)

광주 체감 34.8도, 제주 기상 관측 101년 만에 역대 가장 더운 날
울릉 46년 만 기록적 폭우에 차량 토사 매몰도

불쾌지수로 물든 한반도. (어스널스쿨 캡처)2024.9.11/뉴스1

(전국=뉴스1) 이승현 강승남 최창호 기자 = 남부지방에선 9월 첫 폭염경보와 함께 가장 더운 날로 기록된 반면, 경북 울릉에는 300㎜ 물폭탄이 쏟아지며 극과 극 날씨를 보였다.

기상청은 12일 광주와 전남 신안에 폭염경보를 발효했다.

지난 2008년 폭염특보제도 도입 후 광주에 폭염경보가 내려진 첫 사례다.

앞서 지난 8일부터 전남 곡성과 구례를 시작으로 담양·해남·완도·영암 등 6개 군에도 경보가 발령됐다. 이들 지역 역시 9월 폭염경보는 처음이었다.

폭염경보는 일 최고체감온도가 35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된다.

지역별 최고 체감온도는 무안 해제 35.4도, 구례 35.3도, 해남 땅끝·광양읍 35.1도, 담양 35도, 광주 광산 34.8도 등을 보였다.

이날까지 광주와 전남의 9월 폭염일수는 2.9일, 열대야 일수는 3.4일로 기상관측망이 확대된 1973년 이후 최다를 기록했다.

계속된 늦더위에 전남에선 올해 첫 9월 온열질환 사망 사례도 나왔다.

지난 10일 신안군 압해읍의 한 주택 창고에서 쓰러져 숨진 A 씨(81)의 사인이 열사병으로 확인됐다.

올해 9월 온열질환 사망은 전국적으로도 처음이다.

폭염주의보가 발효 중인 제주는 이날 기상 관측 101년 만에 9월 중 역대 가장 더운 날을 기록했다.

북부 지점의 낮 최고기온이 35.1도를 보이며 종전 1위였던 1997년 9월 2일 34.4도의 기록을 깼다.

열대야도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제주에선 66일, 서귀포 59일, 성산 51일, 고산 44일 등 4개 지점 모두 역대 열대야 발생 최다 일수를 새로 쓰고 있다.

12일 경북 울릉군 울릉읍 지역에 국지성 호우로 인한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주차돼 있던 차량들이 토사에 매몰돼 있다. (독자제공) 2024.9.12/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반면 경북 울릉에서는 300㎜ 물폭탄이 쏟아졌다.

전날 저녁부터 이날까지 울릉에 내린 비는 307㎜로 시간당 70㎜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1978년 8월 3일 이후 46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다.

울릉군 도동삼거리~도동항, 도동~자동, 통구미~사동, 울릉터널~118전대 구간이 통제됐고, 일부 차량이 토사에 매몰됐다. 인명피해는 없었다.

기상청은 올 여름 폭염의 원인이었던 티베트고기압이 또다시 우리나라 상공을 뒤덮어 북쪽의 찬공기를 막으면서 늦더위가 지속되는 것으로 분석했다. 폭염은 추석 연휴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울릉군의 폭우는 비 구름대가 정체된 탓인 것으로 나타났다.

pepp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