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 중 잦은 외박'…고의 교통사고 보험금 편취 1심 무죄→2심 유죄

1심 증거 부족 무죄 판결…2심은 입원 일수 중 외출일 주목
법원 "피고인들 잘못 크나 무분별 입원 병원, 방만 보험사도 문제"

광주지방법원의 모습./뉴스1 DB ⓒ News1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고의 교통사고 등으로 보험금을 편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던 20대 남성들이 2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광주지법 제4형사부(재판장 정영하)는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교사 A 씨(27)와 대학생 B 씨(25)에 대한 원심을 파기하고 각각 벌금 200만 원, 300만 원을 선고했다고 5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2019년 8월부터 2020년 1월 사이에 고의 교통사고, 허위 입원 치료 등으로 522만 원의 보험금을 부당 편취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B 씨도 같은 기간 광주 동구에서 급차선 변경을 하는 차량을 보고 급제동하는 방식으로 고의사고를 내는 등 6건의 허위 보험금 피해를 신고, 813만 원의 보험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다수의 보험계약을 체결하고 짧은 기간에 여러 보험사고로 보험금을 지급 받은 사실 등에 비춰 피고인들이 고의로 보험사고를 발생시켜 보험금을 지급받았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든다"면서도 "증거가 부족해 무죄를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2심 재판부는 판단을 달리 했다.

피고인들이 입원을 했던 병명은 요추 염좌, 손목 염좌, 발목 염좌, 뇌진탕, 긴장 등이었는데 이는 통상적으로 입원이 필수적으로 수반되는 질환으로 볼 수 없다는 점이 인정됐다.

피고인들이 병원에 입원해 받은 치료가 물리, 도수, 침, 부항, 충격파 치료 등으로 보존적 치료에 불과한 점 등도 주요 판단 근거가 됐다.

특히 2심에서는 A 씨가 입원일 합계가 28일인 것에 비해 고시 공부를 이유로 22일 동안 외출, 외박을 했고 B 씨는 수업 등을 이유로 총 입원일 95일 중 79일 간 외출, 외박을 한 점이 유죄 판결의 핵심 근거가 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보험사기 범행은 다수의 선량한 보험가입자들에게 피해를 전가해 폐해가 매우 크다"며 "다만 수익 증대를 위해 입원치료의 필요성이 없거나 낮은 환자들의 입원 요구를 무분별하게 수락한 의료기관, 가입자 확보를 위해 입원비 보험약관을 허술하게 설계하고 방만 심사한 피해자들에게도 책임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한다"고 판시했다.

sta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