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반대 막혀 화순 동복천댐 건설 설명회 무기한 연기

환경부 6일 개최예정 기후대응댐 건설 설명회 연기 발표
주민들 "재산권 제약·농작물 피해 겪는데 또 댐이라니"

환경부가 발표한 기후대응댐 예정지. ⓒ News1

(화순=뉴스1) 박영래 기자 = 환경부가 개최 예정이던 화순 동복천 기후대응댐 후보지 주민설명회가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무기한 연기됐다.

5일 전남 화순군에 따르면 당초 환경부는 6일 오후 2시부터 화순군 사평면 복지회관에서 기후대응댐 사업개요와 지역주민들의 의견수렴(질의응답)을 위한 설명회를 열 예정이었다.

하지만 설명회 개최 사실이 알려지자 해당 지역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환경부는 설명회 개최를 무기한 연기한다고 공고했다.

앞서 환경부는 지난 7월 30일 주암호 상류인 사평면 지역에 총사업비 2740억 원을 들여 주암 보조댐(동복천댐)을 신규로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댐 규모는 26m 높이에 제방길이 292m, 총저수량은 3000만톤이다. 인근 지역에 자리한 주암댐(본댐)의 총저수량은 4억5700만톤, 동복댐은 9900만톤이다.

환경부는 기후변화에 따른 홍수와 가뭄에 대응하기 위해 기후대응댐을 건설하기로 하고 동복천댐을 포함해 전국 14개소의 건설사업 후보지를 발표했다.

환경부 발표가 나오면서 해당 지역 주민들은 강하게 반발해 왔다.

동복댐 하류지역 주민들은 그동안 광주시가 관리하는 동복댐의 제방을 높이거나 수문을 새로 건설해 하류지역 침수피해를 막아달라고 요청해 왔으나 수년째 받아들여지지 않은 상황에서 신규 댐 건설 계획이 알려지면서 황당하다는 반응을 내놨다.

주민 김모씨는 "상수원 보호구역 등으로 수십년 동안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았고 빈발하는 안개로 농작물 피해를 겪어왔는데 주민들과 한마디 협의 없이 추가로 댐을 건설한다는 건 절대적으로 반대한다"고 말했다.

화순군 역시 댐 건설에는 반대의견을 피력해 왔다.

구복규 화순군수는 환경부의 동복천댐 건설 계획 발표에 "지자체와 아무런 논의 없어 환경부가 일방적으로 댐 건설을 발표했다"면서 "주암댐 상류에 추가로 댐을 건설한다면 주민들의 강한 반발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환경단체의 반발도 이어져 왔다.

환경단체 출신인 최지현 광주시의원(더불어민주당, 광산1)은 지난달 26일 임시회 본회의 5분 발언을 통해 "화순 주암댐의 보조댐으로 동복천댐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은 재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동복천댐이 극한 가뭄에 대응하기 위한 대책으로 적절한 것인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며 "기존 주암댐 저수구역 내에 댐을 지어 추가 담수로 가뭄 상황에 대비하겠다는 것이면 현재 사전 방류량 조절 등 저수량 관리만으로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yr200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