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홀' 광주가 광역시 중 최다…노후화된 상하수도 관로가 원인
40% 20년 이상…보수 비용 2000억대에 단계별 정비 진행
취약구간 점검 등으로 싱크홀 예방나서
- 이승현 기자
(광주=뉴스1) 이승현 기자 = 최근 10년간 광주의 싱크홀(땅꺼짐) 발생 건수가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4번째, 광역시에서는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광주시와 국토교통위원회 염태영 의원실에 따르면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광주에서 발생한 싱크홀은 182건이다. 경기도 429건, 강원도 270건, 서울시 216건에 이어 전국에서 4번째로 많은 싱크홀이 발생했다.
연도별로는 △2020년 55건 △2018·2023년 각 28건 △2019년 20건 순이었다.
올해는 서구 화정동과 벽진동, 북구 양산동 등에서 3건의 싱크홀이 발생했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주행 중이던 자동차 2대가 파손되는 피해를 입었다.
싱크홀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이유로는 전국적으로 노후화된 상하수도 관로가 지목되고 있다.
광주시 지하에 매설된 상수도 관로는 총 4029㎞다. 이 중 40%인 1632㎞가 내구연한이 지난 노후한 수도관(경년관)으로 정밀조사 결과 229㎞는 정비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하수도 관로 역시 총 4472㎞ 중 42%인 1910㎞가 20년 이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123㎞는 보수가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노후한 관로의 연결부위 등이 헐거워지며 물이 새어나오면 흙에 스며들어 토사가 유실돼 지반 침하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인근에서 공사 등을 진행할 경우 관로에 영향을 미쳐 싱크홀 발생 위험이 높아지기도 한다.
갈수록 심해지는 집중호우 등 기상 이변도 싱크홀 발생률을 증가시키고 있다.
하지만 노후화된 관로는 예산 등의 이유로 단계별로 정비가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상수도 관로 1330억 원, 하수도 관로 2000억 원 등 많은 보수 비용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돼 각 구간별로 나눠서 보수 작업이 진행 중이다.
시는 매년 예산을 투입해 2027년까지 정비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광주시는 임시 방편으로 관리 도로 중 싱크홀이 자주 발생하는 취약구간 38㎞에 대해 육안 점검과 보수 작업을 진행해왔다.
올해 7월부터는 땅꺼짐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투과레이더(GPR)를 투입해 사전 점검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내구연한이 관로마다 달라 노후 관로라고 해서 제 구실을 못 하는 건 아니다"며 "예산 제약 등으로 모든 관로를 한꺼번에 보수하는 건 쉽지 않은 만큼 취약 구간 위주로 사전 점검과 보수 공사를 진행하며 싱크홀을 예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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