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석대 같은 착취 곳곳서…보호종료 장애인, 온 마을이 지켜야"
"보호종료 장애인 자립 전 교육과 '마을단위' 후견인 양성 필요"
[장애인 홀로서기④] 통합돌봄 전문가 박미정 광주시의원
- 김태성 기자, 이수민 기자
(광주=뉴스1) 김태성 이수민 기자 = 장애아동 전담교사 출신인 박미정 광주시의원은 보호종료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 예방을 위해 "장애 당사자를 위한 자립 전 교육과 마을단위의 후견인 양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3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퉈 보호종료 아동 관련 조례를 제정하는 등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대책은 미미한 수준"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성인이 돼 어쩔 수 없이 사회복지시설에서 퇴소해 홀로서기를 하는 장애인들은 대부분 '발달장애인'나 '경계성 지능 장애인'이다. 이들은 반복교육을 통해 일정한 사회생활이 가능하지만 비장애인에 비해 관계형성이 어렵고 의사소통이 힘들다는 공통점을 갖고있다.
현재는 법에 의해 아이들의 '후원인'이 결정되고 이들이 금전적 도움을 주는 형태지만 박 의원은 아이들과 후원인이 일대일로 멘토와 멘티로 묶여 신뢰와 믿음을 전제로 '교육'·'훈육'이 가능한 '후견인'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단순히 경제적인 후원 만이 아닌 정서적·감정적 소통도 필요하다"면서 "아이가 사회에 나와서 대인관계를 어떻게 맺는지부터 경제 교육까지 '제2의 부모' 역할을 해야한다. 이에 맞춰 후견인 선정도 철저하게 해야하고 재교육도 진행하면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호종료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어우러짐을 위해서 후견인 1명이 아닌 '마을단위'의 관리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의원은 "사회복지시설 내에서도 아이들끼리 서열이 있다. 소설 속 엄석대 같은 형들이 취약한 애들을 지켜봤다가 퇴소 후 착취하는 구조"라면서 "후견인 1명이 아이를 365일 24시간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지역사회와 시설운영자, 후견인 등이 한 아이를 다같이 살펴보는 '마을단위 후견인 3립 체계'가 구축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늘상 말하는 장애인 시설의 '탈시설화'를 위해서는 아이들이 집단적으로 생활하는 시설들이 지역사회에 전격적으로 개방이 되서 지역민들이 그 시설을 이용하고 시설 아이들도 지역으로 나와 공동체가 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며 "그럴때야 말로 장애아동들도 공동체 안에서 다중적 관계를 맺으며 성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광주시가 보호종료 아동에 대한 지원금과 활동가가 가장 많음에도 불구하고 갈 길이 멀다고 했다.
그는 조례를 통해 '후견인 공동체'의 발판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박 의원은 "지금까지의 '마을복지'는 단순한 자원봉사를 뜻하고 있다. 시민교육을 통해 시민의식을 고취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마을 단위에서 장애인과 노인,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살필 수 있는 '관계성'있는 복지를 가능케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우러지는 녹지공간, 운동시설, 도서관 등을 예체능 공동체 공간을 구축하면 모두가 어우러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후견인이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버린다면 아이와의 관계가 깨지고 지속성이 떨어진다. 새 후견인이 생겨도 다시 신뢰를 쌓기 힘들다"며 "하지만 마을단위의 후견인 양성이 가능해진다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보호종료 아동의 경우도 금전적·심리적·신체적 피해를 받지 않게끔 모두가 관리하고 지켜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장애인에게 신체적·정신적·정서적·언어적·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 경제적 착취, 유기 또는 방임을 하면 학대 행위에 따라 장애인복지법, 형법, 성폭력처벌법, 아동학대처벌법 등 다양한 법률에 의해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누구든지 장애인 학대가 의심되면 1644-8295에 신고하시길 바랍니다.
breath@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편집자주 ...보육원에서 자란 장애 아동들은 18세에 '홀로서기'를 해야 한다. 인생의 첫 발을 내딛는 이들에게 범죄의 위험은 생각보다 가까이 있다. 자립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의 실태와 원인을 살펴보고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