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품수수' 의원 10명 입건된 나주시의회, 상임위는 파행

"5월 독일 연수 경비 내역 밝히라" 농업건설위 분란

26일 열린 제263회 나주시의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 모습. ⓒ News1

(나주=뉴스1) 박영래 기자 = 6월 진행된 나주시의회 의장 선거 관련해 경찰이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시의원 10명을 무더기로 입건하면서 그 파장이 확산하고 있다.

전남경찰청은 지난 28일 뇌물공여, 뇌물수수 혐의로 나주시의원 10명을 입건했다. 해당 의원들은 지난 6월 후반기 의장 선거 과정에서 금품을 주고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의장단 구성 과정에서 제기된 뇌물 관련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그동안 내사를 진행해 왔고, 의원 10명을 입건해 수사 강도를 높이고 있다.

시의회 내부적으로는 의원 1인당 500만 원에서 최대 1000만 원 가량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10명의 의원들이 입건되면서 그 여파는 상임위 파행으로 이어지고 있다.

제263회 나주시의회 임시회가 지난 26일 개회했지만 이번 금품수수 의혹의 중심에 서있는 농업건설위원회는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26일 1차 본회의를 시작으로 27일과 28일 이틀 동안 상임위원회별로 2024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의견청취와 2024년도 제2차 기금운용계획변경안 의견청취가 진행됐다.

하지만 농업건설위원회의 경우 이틀 연속 전체 위원 5명 가운데 2명만이 참석하는 파행을 보였다.

이번 의장 선거 관련해 여행경비 금품수수 의혹이 일었던 지난 5월 독일과 덴마크 해외연수(5월 2일부터 11일까지 9박 10일간 진행)에 현 농업건설위원회 위원 3명이 포함돼 있고, 여행경비와 관련해 명쾌한 해명을 내놓을 것을 요구하면서 분란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나주시의회 의원연구단체인 '나주 RE100 에너지 자립마을 연구회' 소속 의원 4명과 나주시 공무원 1명은 에너지 선진국의 우수한 시설과 차별화된 에너지 특화사업을 배운다는 목적으로 독일과 덴마크 해외연수를 진행했다.

연수 뒤 의원들은 "100% 자비로 견학을 다녀왔다"는 해명을 내놓으면서 의장 선거에 대비한 금품 제공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이와 관련해 한 나주시의원은 30일 "여러 의혹이 일고 있는 여행경비 출처 등을 명쾌하게 밝히라는 목소리가 이어지면서 상임위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나주시의회는 더불어민주당 13명, 진보당 1명, 무소속 2명 등 총 16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번에 입건된 대다수는 민주당 소속으로 알려져 있다.

의원 10명이 무더기로 입건되는 초유의 사태에 의회 안팎에서는 탄식과 비난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또 다른 시의원은 "나주시의원이란 게 이렇게 부끄럽고 부담스러운 적은 없었다"며 "지방의원들에 대한 이미지 실추는 물론이고 의회 전체에 먹칠을 하게 됐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yr200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