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명 사상' 광주 학동참사 2심 마무리 수순…11월 선고
일부 피고인 분리 결심…사고일부터 3년 5개월 지나 2심 선고
피고인들 "피해자·유족에 죄송" 참회…책임소재 결론 주목
- 최성국 기자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1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 붕괴 참사 항소심이 막바지 수순에 접어들었다.
광주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박정훈)는 29일 학동 붕괴참사와 관련된 사건 피고인 10명(현대산업개발·백솔기업·한솔기업 포함)에 대한 항소심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부는 업무상과실치사,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다원이앤씨 현장소장 김 모씨(52)와 철거 하청업체 한솔기업, 한솔기업의 현장소장 강 모씨(31)에 대한 결심 공판을 마무리했다.
나머지 피고인인 현대산업개발과 재하청 철거업체인 백솔기업, 현대산업개발의 관계자들, 현장 감리사에 대한 결심 공판은 10월 8일 오후에 광주고법에서 열린다.
재판부는 분리 결심한 피고인들에 대한 선고 공판을 11월 21일 오후 2시에 함께 열 예정이다.
전국을 충격으로 몰아넣은 붕괴 참사가 벌어진 지 3년 5개월, 1심이 선고된 지 2년 10개월 만의 항소심 선고 공판이다.
이들은 안전관리와 감독 소홀로 지난 2021년 6월 9일 광주 학동4구역 재개발공사 현장에서 철거 중인 5층 건물의 붕괴를 일으켜 시내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 9명을 숨지게 하고 8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현대산업개발은 학동4구역 재개발조합으로부터 해당 철거공사 도급을 받은 뒤 한솔기업에 하도급을 줬다. 한솔기업은 불법으로 백솔건설에 재하도급 했다.
철거업체 등은 높이 23m 가량의 5층 건물을 해체하면서 건물 뒷부분 1층에 있는 보 5개 중 2개를 해체해 지하실 안으로 흙을 밀어 넣고 건물 뒷부분에 12m 높이까지의 흙더미를 계속 쌓아 굴착기로 해체작업을 진행했다.
최소 2000톤이 넘는 흙더미의 무게로 건물 1층의 보 3개가 무너졌고 그 여파로 건물이 균형을 잃어 도로 방향으로 붕괴한 것으로 드러났다.
1심에서 감리사와 백솔기업 대표는 각각 징역 1년 6개월과 징역 3년 6개월을, 현대산업개발 현장소장과 공무부장, 안전부장, 다원이앤씨 현장소장은 금고 또는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한솔기업 현장소장은 징역 2년을 선고 받은 바 있다.
피고인들과 검사는 사실오인, 법리오해, 양향부당 등을 두고 책임소재 공방을 벌여왔다.
항소심은 '과다 살수가 붕괴 원인을 제공했는지'와 '산업안전보건법이 근로자가 아닌 제3자에 피해를 미쳤을 때에도 적용될 수 있는지' 등이 핵심 쟁점이 돼왔다.
다수의 증인 신문, 피고인 심문 등이 이뤄지며 장기간 지속돼온 항소심 끝에 최후 변론에 나선 피고인들은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사죄를 구했다.
이들은 최후 변론에서 "사건이 벌어진 지 몇 년이 지났지만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죄송하다는 마음밖에 들지 않는다. 사죄의 자격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평생 피해자들에게 사죄하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말했다.
1심 재판부는 현대산업개발의 해체계획서 미준수와 부실한 하부보강조치 중 안전성 검사 미실시 부분에 대해서만 유죄를 인정해 2심 재판부가 각 피고인들의 책임소재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릴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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