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영광 국민보도연맹·예비검속 사건 유족들, 손배소 잇단 승소

1950년 경찰이 주민들 소환해 집단 학살 자행
법원 "소멸시효 완성 안 돼…불법 행위 손배 인정"

광주지방법원별관의 모습./뉴스1 DB ⓒ News1 이승현 기자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1950년 전남 영광에서 경찰에게 끌려가 희생 당한 영광 국민보도연맹·예비검속 사건의 피해자 유족들이 정신적 피해를 배상 받게 됐다.

광주지법 민사4단독 이재석 부장판사는 원고 26명이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에 대해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28일 밝혔다.

원고들은 1950년 7월 전남 영광 국민보도연맹 및 예비검속 사건으로 고들재에서 경찰에 희생된 A 씨의 유족들이다.

영광 국민보도연맹 및 예비검속 사건은 1950년 영광에 거주하던 주민 22명이 국민보도연맹원이나 요시찰인이라는 이유 등으로 예비 검속돼 같은해 7월 경찰에 희생된 사건이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의 조사 결과 1950년 6월 말에서 7월초 사이 영광지역 피해자들은 영광경찰서 경찰에 의해 연행되거나 소집 통보를 받고 출두해 유치장과 경찰서 인근 2층 건물에 구금됐다.

구금된 사람들은 경찰에 의해 고들재와 깃봉재 인근, 검덕산 등에서 집단 살해됐다.

진화위는 국가기관인 경찰이 비무장 민간인을 사법 절차 없이 살해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적법 절차의 원칙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해당 사건의 손해배상 소송을 맡은 재판부도 동일한 판단을 했다.

광주지법 민사2단독 김혜선 부장판사도 B 씨의 유족 5명이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에 대해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B 씨는 1950년 7월초쯤 군남지서 경찰에게 소집된 후 같은달 10일쯤 검덕산에서 경찰에 의해 희생됐다.

정부는 각 재판에서 유족들이 피해자의 사망 사실을 구체적으로 알고 있음에도 3년이 경과한 올해에서야 소를 제기해 소멸시효가 완성됐다는 항변을 유지했다.

각 재판부는 "해당 사건들의 소멸시효는 완성되지 않았다. 피해자에 대한 증인 진술과 위원회의 진실규명 결정은 모순되는 부분이 없다. 피고는 공무원의 위법한 직무집행으로 인해 희생자와 유족들이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sta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