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예비이전후보지 지정하면 민간공항 이전 주장은 비현실적"
"광주 민·군공항 통합 이전은 정치지도자 결단의 문제"
- 박준배 기자
(광주=뉴스1) 박준배 기자 = 강기정 광주시장은 내년 6월 군공항 예비 이전후보지가 지정되면 광주 민간공항을 무안공항으로 즉시 이전해야 한다는 김영록 전남지사의 요청에 대해 '비현실적'이라고 밝혔다.
강 시장은 20일 시청 기자들과 차담회에서 "광주 민·군공항 이전 문제는 시간이 아니라 정치지도자의 결단의 문제"라며 "올해가 광주 민·군공항을 무안공항으로 통합 이전하는 데드라인이자 골든타임이라고 여러차례 얘기했다. 그 판단이 맞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 시장은 새만금공항과 대구경북통합신공항(TK신공항) 건설이 속도를 내고 있는 점을 들어 무안공항의 위기를 지적했다.
그는 "새만금공항은 익산에서 철도를 연결하면 아주 쉽게 접근할 수 있다"며 "TK 신공항이 진행 중이고 세만금공항도 구체적인 일정이 가시화하는 상황에서 내년 6월이라는 데드라인은 너무 비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광주·전남의 운명이 걸린 관문공항 도시를 만들거냐 말거냐는 정치지도자의 결단의 문제이기 때문에 내년 6월까지 갈 이유가 하나도 없다"며 "지금은 정치지도자의 결단에 기초해 군민, 도민, 시민들과 대화하고 소통하고 설득하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군공항 이전 절차 상 예비이전후보지 선정만으로는 광주시가 '담보할 게 없다'는 현실적인 어려움도 나왔다.
군공항 이전은 국방부 예비이전후보지 선정에 이어 최종 '이전후보지'를 선정해야 한다. 최종 절차가 아닌 예비이전후보지 선정 만으로 민간공항을 먼저 이전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강 시장은 국회에서 민·군공항 이전을 위한 움직임이 시작됐다며 민·관·정이 손을 잡고 힘을 합쳐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강 시장은 "민을 대표하는 경제계와 여러 시민사회, 민주당을 포함한 국민의힘과 조국혁신당 등 정당, 광주시와 서구·광산구를 중심으로 민관정이 함께 올해 안에 결론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강 시장은 지난 15일 양부남 민주당 광주시당위원장, 박균택 광산갑 의원, 박병규 광산구청장, 한상원 광주상공회의소 회장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양 위원장은 주철현 민주당 전남도당위원장, 박지원 의원 등 전남 의원들과도 함께 할 수 있도록 소통하고 설득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시장은 "광주시에서 전남도와 함께 합의서를 이끌기도 했지만, 힘에 부친 느낌도 있고 국회에서 움직인다고 하니 반발짝 뒤에서 따라가 보도록 하겠다"며 "9월 2~3일 국회 광주의 날에서 군공항 토론회와 여론조사 등도 준비가 끝난 만큼 속도 조절을 하며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무소속이던 김산 무안군수가 민주당에 복당한 데 대해서는 "환영한다"며 "당이 같아진 만큼 더더욱 관문 공항을 열기 위해 함께 지혜를 모으자"고 했다.
앞서 김영록 지사는 지난 6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추석 전 2차 3자회동'을 제안하고 "내년 상반기 안에 국방부가 군공항 예비 이전 후보지를 지정하면 광주 민간공항은 즉시 무안공항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광주시는 군공항 이전 예비 후보지 지정이 아닌 후보지로 최종 확정되면 광주 민간공항을 이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후보지가 아닌 예비 후보지로 지정만 돼도 광주 민간공항을 이전해야 한다는 게 전남도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nofatejb@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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