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최고위원' 또 없었다…광주 유일 재선 민형배 7위로 고배
호남서 4번째 선출직 최고위원 실패…의원 역량·인지도 높여야
- 박준배 기자
(광주=뉴스1) 박준배 기자 = 더불어민주당의 핵심 지지기반인 호남을 대표해 최고위원 선거에 도전한 민형배 후보가 결국 지방의 한계, 수도권의 벽을 넘지 못하고 고배를 마셨다.
유일한 비수도권 후보를 내세운 민 후보의 낙선으로 21대 국회 이후 호남 출신 최고위원의 꿈은 네 번째 무산됐다.
민형배 후보는 1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제1회 정기 전국당원대회 최고위원 경선에서 7위로 마감하며 낙선했다.
8명의 후보 중 5명을 뽑는 최고위원 경선은 김민석 후보가 최종 합계 18.23%로 1위, 전현희(15.88%), 한준호(14.14%), 김병주(13.08%), 이언주(12.30%) 후보가 2~5위를 차지하며 지도부에 입성했다.
초반 1위를 달리다가 중반 2위로 밀렸던 정봉주 후보는 '명팔이 척결' 논란이 겹치며 막판 11.70%, 6위로 탈락하는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민 후보는 9.05%로 정 후보에 이어 7위, 강선우 후보는 5.62%로 8위다.
초반 최하위권으로 출발한 민 후보는 광주·전남 경선에서 1위를 하며 누적 5위로 당선권에 진입했으나 경기와 서울 등 수도권에서 밀려 다시 하위권으로 주저앉았다.
호남의 대표적인 친명계이자 유일한 비수도권 후보, 광주 유일의 재선 의원으로 지방의 목소리를 대변할 후보임에도 민 후보가 고전한 것은 인지도 부족과 수도권 중심 정치의 한계가 커 보인다.
실제 투표 결과 민 후보는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서 5.96%, 꼴찌로 인지도가 낮음을 보여줬다. 권리당원 투표에서도 9.53%로 하위권인 7위를 기록, 당원들에게도 인지도와 존재감이 부족함을 드러냈다. 대의원 투표에서만 13.77%를 얻어 3위로 높았다.
정치의 주도권이 수도권 중심으로 옮겨가면서 '지방' 의원이라는 한계도 있다.
호남 권리당원은 41만 3000여명으로 민주당 전체 124만 명의 33%를 차지한다. 광역시도 중에서는 최다 규모이지만 수도권보다는 적다.
서울은 21만5000여명(17.32%), 경기는 27만7000여명(22.34%)으로 합치면 49만 3000여 명, 40%에 육박한다.
호남 내에서 광주·전남과 전북 간의 온도 차도 풀어야 할 과제다. 민 후보는 광주·전남에서 1위를 차지했으나 전북에서는 7.73%로 7위에 머물렀다. 전북은 대전·충청이나 수도권의 흐름을 따라가고 광주·전남의 정서와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호남 최고위원 지도부 입성 실패는 이번이 4번째다. 앞서 21대 국회에서도 호남 대표로 전북 한병도, 전남 서삼석, 광주 송갑석 의원이 잇달아 나섰으나 세 차례 모두 낙선했다.
유일한 비수도권 후보의 낙선으로 호남과 지방을 대변할 목소리가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앙정치에서 목소리를 높여야 할 지역 국회의원들의 숙제도 많아졌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정치가 수도권, 중앙 중심으로 이뤄지다 보니 지방 출신 의원들이 중앙에서 활발한 활동을 보이기가 쉽지 않다"며 "지역 정치인들이 정치력과 존재감을 높여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고 말했다.
nofatejb@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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