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프리카 vs 대프리카…어디가 더 더울까?

최근 4년 폭염일수는 대구 126일로 광주보다 2배↑
체감기온은 광주 36.2도로 0.6도 높아…습도 영향

대프리카라 불리는 대구 중구 달구벌대로에서 신호 대기 중인 차량 유리창에 뙤약볕이 쏟아지고 도로에는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광주=뉴스1) 이승현 기자 = 우리나라에서 여름철 가장 더운 지역으로 꼽혀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라 불리는 대구보다 광주의 체감기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광주연구원의 '여름철 폭염에 따른 광주지역 영향 및 대응방향'에 따르면 지난 2020~2023년 광주에서 폭염이 발생한 66일간 평균 체감기온은 36.2도로 집계됐다.

반면 대프리카라 불리는 대구의 폭염일수는 126일로 광주보다 2배가량 많지만, 체감기온은 35.6도로 나타났다.

즉 광주가 대구보다 체감기온이 0.6도 높아 더 더웠던 셈인데, 이는 상대습도에서 비롯됐다.

폭염발생 일의 상대습도 평균은 광주 80.5%, 대구 66.7%로 약 14% 차이가 났다.

똑같은 온도라고 해도 습도가 높으면 체감기온이 올라가고 땀이 증발하지 않아 훨씬 덥게 느껴진다.

실제 지난 20년간 이들 지역의 여름철 평균 최고기온은 광주 30도, 대구 30.6도로 기온 차는 많이 나지 않는다.

기상청은 이러한 점을 고려해 지난 2020년 폭염특보 발령 기준을 최고기온에서 체감온도로 바꾸기도 했다.

기준 변경 후 광주와 대구의 폭염일수에도 변화가 생겼다.

지난 20년간 평균 폭염일수는 대구 30.8일, 광주 18.6일이었다. 그러나 최근 10년(2014~2023년)의 폭염일수는 대구는 0.9일 감소했고, 광주는 3.4일 증가했다.

두 지역 간 평균 폭염일수 격차가 14.3일에서 10일로 좁혀졌다.

실제 광주지역의 폭염영향 예보는 2019년 36건에서 2023년 74건으로 2배 증가하기도 했다.

지리적 특성상 광주는 서해안과 인접해 편서풍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비구름대와 저기압이 통과하는 횟수가 많아 내륙에 위치한 대구보다 상대적으로 습도가 높다. 이로 인해 체감기온은 더 오를 수밖에 없는 환경인 셈이다.

광주연구원 측은 "습한 폭염이 발생하고 있는 점 등을 토대로 폭염 취약계층의 주거시설과 환경 여건을 개선하고 관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pepp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