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 해냈다" 28년 만에 단식 우승…고향 나주·광주 모교 환호

윤병태 나주시장 "무더위 싹 날렸다, 안세영 체육관 건립할 것"
체고 지도 김명자 감독 "끝없이 달려온 세영, 이제 여유를"

안세영이 5일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개인 단식에서 금메달을 따내자 고향인 나주 종합스포츠파크 다목적체육관에서 응원하던 윤병태 나주시장과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2024.8.5./뉴스1 ⓒ News1 서충섭 기자

(광주=뉴스1) 서충섭 이수민 기자 = "나주의 딸 안세영이 해냈습니다"

여자 배드민턴 세계랭킹 1위의 안세영(22)이 5일 2024 파리 올림픽 개인 단식 금메달을 거머쥐자 고향인 전남 나주 종합스포츠파크 다목적체육관은 환호성으로 떠나갈 듯 했다.

결승전 2세트에서 중국 허빙자오를 상대로 20대 14로, 금메달까지 단 한 점만을 앞두자 체육관에 모인 200여 명의 시민들은 숨을 죽이며 서브 한 번 한 번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허빙자오가 다시 한 점을 만회하자 체육관은 깊은 탄식이 흐르는가 싶더니, 다시 '안세영'을 환호하는 구호가 체육관을 가득 메웠다.

결국 안세영이 회심의 서브로 2세트도 승리를 거두며 2 : 0으로 금메달을 확정짓자 체육관에 모인 시민들은 일제히 함성을 질렀다.

이날 200여 명의 시민들과 안세영을 응원하던 윤병태 나주시장은 "안세영의 경기를 처음부터 응원해 온 12만 나주시민들에 무더위를 싹 날리는 승리를 가져다 줬다"면서 "안세영의 정신을 기리는 안세영 체육관과 안세영 유소년 배드민턴 교실로 불굴의 투혼을 기억하겠다"고 밝혔다.

2024 파리 올림픽 개인 단식 결승전이 열린 5일 안세영의 모교 광주체고에서 학생들과 교직원, 교사로 구성된 응원단이 안세영의 금메달 획득을 기뻐하고 있다.2024.8.25/뉴스1 ⓒ News1 이수민 기자

모교인 광주체육고 후배들도 안세영이 금메달을 확정 짓자 큰 함성으로 화답했다.

시청각실 도담마루에서 응원전을 펼친 광주체중·고 학생과 교사, 교직원 등 60여 명은 안세영이 승리를 1점 남기고 계속해서 상대 선수에게 점수를 내주자 초조해하며 결과를 기다렸다.

두 번의 시도 끝에 마지막 점수를 획득해 금메달을 목에 걸게 되자 학생들은 벌떡 일어나 두 팔을 벌리고 승리를 만끽했다.

배드민턴부 직속 후배인 1학년 김나연 양은 "세영 언니는 평소에도 학교의 자랑스러운 선배인데 오늘 경기로 인해 제 인생에서도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 됐다"면서 "막판에 혹시나 점수를 따라 잡힐까봐 손에 땀을 쥐었는데 세영 언니는 남 다르니까 당연히 이길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았다"고 말했다.

안 선수를 고교 시절 3년간 직접 지도 감독한 김명자 광주체고 배드민턴 감독은 "세영이는 누구보다 운동의 중요성을 잘 알아서 목표가 생기면 쉼 없이 노력하는 선수였다"며 "이제 금메달을 획득했으니 쉬엄쉬엄 여유를 가지고 자신의 몸을 돌보면서 휴식을 즐기길 바란다"고 전했다.

노현숙 광주체고 코치는 "세영이가 휴가 때마다 학교를 찾아 후배들과 같이 훈련하고 게임을 뛰어주었던 게 기억이 난다"며 "성실한 선수가 좋은 결과를 내 너무 뭉클하고 제자를 넘어 너무 대단한 선수"라고 평가했다.

나주시 이창동 출신인 안세영은 나주시체육회 사무국장이던 아버지 안정현 씨를 따라 배드민턴을 시작했고, 나주 중앙초 1학년 때 이용대의 스승인 최영호 감독에게 배우려 광주 풍암초로 전학했다. 이후 광주체중과 광주체고를 졸업했다.

배드민턴 여자 단식 종목에서 대한민국 선수가 올림픽금메달을 획득한 것은 1996년 애틀랜타 대회 금메달리스트 방수현이 마지막이었다.

zorba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