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 해냈다" 28년 만에 단식 우승…고향 나주·광주 모교 환호
윤병태 나주시장 "무더위 싹 날렸다, 안세영 체육관 건립할 것"
체고 지도 김명자 감독 "끝없이 달려온 세영, 이제 여유를"
- 서충섭 기자, 이수민 기자
(광주=뉴스1) 서충섭 이수민 기자 = "나주의 딸 안세영이 해냈습니다"
여자 배드민턴 세계랭킹 1위의 안세영(22)이 5일 2024 파리 올림픽 개인 단식 금메달을 거머쥐자 고향인 전남 나주 종합스포츠파크 다목적체육관은 환호성으로 떠나갈 듯 했다.
결승전 2세트에서 중국 허빙자오를 상대로 20대 14로, 금메달까지 단 한 점만을 앞두자 체육관에 모인 200여 명의 시민들은 숨을 죽이며 서브 한 번 한 번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허빙자오가 다시 한 점을 만회하자 체육관은 깊은 탄식이 흐르는가 싶더니, 다시 '안세영'을 환호하는 구호가 체육관을 가득 메웠다.
결국 안세영이 회심의 서브로 2세트도 승리를 거두며 2 : 0으로 금메달을 확정짓자 체육관에 모인 시민들은 일제히 함성을 질렀다.
이날 200여 명의 시민들과 안세영을 응원하던 윤병태 나주시장은 "안세영의 경기를 처음부터 응원해 온 12만 나주시민들에 무더위를 싹 날리는 승리를 가져다 줬다"면서 "안세영의 정신을 기리는 안세영 체육관과 안세영 유소년 배드민턴 교실로 불굴의 투혼을 기억하겠다"고 밝혔다.
모교인 광주체육고 후배들도 안세영이 금메달을 확정 짓자 큰 함성으로 화답했다.
시청각실 도담마루에서 응원전을 펼친 광주체중·고 학생과 교사, 교직원 등 60여 명은 안세영이 승리를 1점 남기고 계속해서 상대 선수에게 점수를 내주자 초조해하며 결과를 기다렸다.
두 번의 시도 끝에 마지막 점수를 획득해 금메달을 목에 걸게 되자 학생들은 벌떡 일어나 두 팔을 벌리고 승리를 만끽했다.
배드민턴부 직속 후배인 1학년 김나연 양은 "세영 언니는 평소에도 학교의 자랑스러운 선배인데 오늘 경기로 인해 제 인생에서도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 됐다"면서 "막판에 혹시나 점수를 따라 잡힐까봐 손에 땀을 쥐었는데 세영 언니는 남 다르니까 당연히 이길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았다"고 말했다.
안 선수를 고교 시절 3년간 직접 지도 감독한 김명자 광주체고 배드민턴 감독은 "세영이는 누구보다 운동의 중요성을 잘 알아서 목표가 생기면 쉼 없이 노력하는 선수였다"며 "이제 금메달을 획득했으니 쉬엄쉬엄 여유를 가지고 자신의 몸을 돌보면서 휴식을 즐기길 바란다"고 전했다.
노현숙 광주체고 코치는 "세영이가 휴가 때마다 학교를 찾아 후배들과 같이 훈련하고 게임을 뛰어주었던 게 기억이 난다"며 "성실한 선수가 좋은 결과를 내 너무 뭉클하고 제자를 넘어 너무 대단한 선수"라고 평가했다.
나주시 이창동 출신인 안세영은 나주시체육회 사무국장이던 아버지 안정현 씨를 따라 배드민턴을 시작했고, 나주 중앙초 1학년 때 이용대의 스승인 최영호 감독에게 배우려 광주 풍암초로 전학했다. 이후 광주체중과 광주체고를 졸업했다.
배드민턴 여자 단식 종목에서 대한민국 선수가 올림픽금메달을 획득한 것은 1996년 애틀랜타 대회 금메달리스트 방수현이 마지막이었다.
zorba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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