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째 폭염특보' 광주·전남, 가축 하루 2만7천여 마리 폐사

주말 이틀간 온열질환자 42명이나 발생…1명은 사망
시간당 60.5㎜ 기습폭우에 잇단 피해, 더위는 못식혀

폭우가 쏟아지는 모습. 2024.8.5/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광주=뉴스1) 이승현 기자 = 광주와 전남에 17일째 폭염특보가 이어지면서 전남에서 첫 온열질환 사망자가 발생하고 가축 피해 규모도 커지고 있다.

시간당 60㎜에 달하는 기습 폭우가 내렸지만 더위를 식히지는 못했다.

5일 질병청과 전남도 등에 따르면 전날 광주 2명, 전남 12명 등 총 14명이 온열질환자로 분류됐다.

광주에서는 동구와 광산구에서 각 1명이 온열질환 증세를 보여 병원 치료를 받았다.

전남에서는 올 여름 첫 온열질환 사망자가 발생했다. 전날 오후 2시 15분쯤 고흥군 동일면 한 밭에서 A 씨(78·여)가 쓰러져 있는 것을 생활지원사가 발견했다.

A 씨는 열사병 증세를 보여 광주의 한 대학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전날 고흥의 최고 체감온도는 36.7도를 보였다.

같은 날 순천시 한 밭에서 90대 여성 B 씨가 쓰러져 숨졌다. 당시 B 씨가 밭일을 하고 있었다는 점 등을 토대로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으로 추정됐지만 보건당국의 온열질환 사망 사례로는 분류되지 않았다.

광양시에서도 노점상을 운영하던 80대 여성 C 씨가 체온이 41.5도까지 오르는 등 열신신 증세를 보이며 병원으로 옮겨지기도 했다.

주말 이틀간 광주와 전남에서는 각각 6명, 36명(1명 사망) 등 총 42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올여름 누적 환자 수는 광주 35명, 전남 215명 등 250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는 광주·전남 각 1명으로 총 2명이다.

가축폐사 피해도 불어나고 있다. 이날 하룻동안 11농가에서 2만 7999마리의 폐사 신고가 접수됐다.

가축별로는 닭 2만 1099마리, 오리 6800마리, 돼지 100마리다.

올 여름 누적 피해는 71개 농가에서 6만 1803마리가 폐사해 5억 7500만 원의 재산피해가 났다.

농작물이나 수산물 피해는 접수되지 않았다.

한 시민이 우산 모자로 햇빛을 가리며 이동하고 있다. 2024.8.5/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광주와 전남은 지난달 20일부터 17일째 전역에 폭염특보가 발효 중이다. 특히 광주에서는 밤 사이 열기가 식지 못하면서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을 보이는 열대야가 15일째 관측됐다.

폭염과 함께 대기불안정으로 이날 광주와 전남 일부 지역에 천둥·번개를 동반한 소나기가 내리면서 호우주의보가 발효되는 극과 극 날씨를 보이기도 했다.

누적 강수량은 무안 운남 84.0㎜, 장성 63.0㎜, 순천 황전 52.0㎜, 목포 34.0㎜ 등을 기록했다.

특히 장성과 순천에서는 각각 시간당 60.5㎜, 46.0㎜의 거센 비가 내리기도 했다.

이로 인한 피해도 잇따랐다.

광주에서는 이날 낮 12시 4분쯤 조선대학교에서 교사 D 씨(32)가 낙뢰에 맞은 것으로 추정돼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전남에서는 목포와 광양에서 각각 4건, 1건의 침수 우려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기습 소나기에도 더위를 식히지는 못했다. 이날 최고 체감온도는 담양 37.4도, 무안 해제 37.0도, 화순 능주 36.8도, 구례 36.7도 등 대부분 지역에서 33~37도의 분포를 보였다.

기상청은 6일에도 5~60㎜의 소나기가 내리지만 최고 체감온도가 35도를 웃도는 무더운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무더운 날씨가 지속하면서 영유아와 노약자는 외출을 자제하는 등 온열질환에 유의해야 한다"며 "돌풍과 천둥·번개로 인한 강한 소나기가 내리는 지역에서는 야영을 자제하거나 도로 교통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pepp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