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졌어도 잘했다" 화순군청 소속 정나은 은메달에 시민들 '환호'

김원호와 호흡 맞춰 배드민턴 혼합복식 銀
시민들 "정상 못올랐지만 값진 성과" 입모아

2024 파리올림픽 혼성 복식 파이널 금메달 결정전이 열린 2일 전남 화순군 하니움문화스포츠센터에 화순고 배드민턴 선수들이 단체 응원하고 있다.2024.8.2/뉴스1 ⓒ News1 박지현 기자

(광주=뉴스1) 박지현 기자 = "졌지만 잘 싸웠다. 장하다. 화순군청 소속 정나은 선수"

2024 파리올림픽 혼합복식 파이널 금메달 결정전이 열린 2일 오후 전남 화순군 하니움문화스포츠센터 만연홀.

금요일 밤이지만 약속을 마다하고 정나은 선수의 배드민턴 결승전을 응원하기 위한 모여든 시민들의 열기는 뜨거웠다.

시민들은 응원문구가 적힌 응원팻말과 박수갈채를 위한 응원용품 등을 들고 삼삼오오 모여 들었다.

경기 시각이 가까워오자 178석이 만석을 이뤄 홀 뒷편에 마련된 간이의자에 앉거나 계단에 방석을 깔고 경기를 관람했다.

홀에 마련된 대형 스크린에서 화순군청 정나은 선수(24)가 소개되자 환호가 터져나왔다.

경기가 시작되자 '정나은 금메달 가즈아', '화순군청 정나은 김원호 파이팅'이라고 써진 응원문구를 펄럭이며 각자의 방식으로 응원에 나섰다.

시민들은 정 선수가 강렬한 스매싱을 내리꽂자 응원하던 이들은 '그렇지', '조금만 더' 라며 목이 터져라 응원했다.

세계 1위인 정쓰웨이-황야충(중국)을 상대에 점수를 내줬을 때는 '침착하면 된다', '화이팅' 등 탄식과 응원이 흘러나왔다.

1세트 패배 후 2세트 초반에 박빙의 점수가 이어지자 시민들은 정 선수의 이름을 외치며 승리를 기원했다. 득점을 올릴 때면 환호와 함께 박수갈채가 터져나왔다.

2024 파리올림픽 혼성 복식 금메달 결정전이 열린 2일 전남 화순군 하니움문화스포츠센터에 시민들이 모여 응원하고 있다.2024.8.2/뉴스1 ⓒ News1 박지현 기자

분투에도 불구하고 패배가 가까워지자 시민들은 아쉬운 눈빛을 감추지 못했다. 두 손을 모은 채, 역전을 소망하며 선수들의 랠리를 지켜봤지만 이변은 없었다.

경기 막바지에는 갑작스럽게 중계가 끊겨 응원하던 시민들은 아쉬움의 목소리를 냈다.

스크린 상영이 멈추자 일부 시민들은 일찍이 발걸음을 옮기거나, 왜 경기를 마지막까지 볼 수 없는지 항의가 이어졌다.

세계 랭킹 1위 조의 아성을 넘진 못했으나 이번 대회 한국 배드민턴의 값진 결과라고 선수들은 입을 모았다.

정나은 선수가 화순군청에 소속된 6년 간 함께 훈련을 해왔다는 유채린 화순군청 배드민턴 주장(30)은 평소 정 선수를 성실한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유 주장은 "상대팀이 공격과 수비 모두 세계 1위답게 빈틈이 없었다"고 객관적으로 평가한 뒤 "정 선수가 조국에 은메달이라는 값진 결과를 줘서 뿌듯하고 자랑스럽다"고 말하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또래 선수들과 경기를 관람한 오성은 화순고 소속 배드민턴 선수(17)는 "화순 소속 선배님이 올림픽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고 가슴이 뛰었다"며 "나중에 정 선수처럼 멋진 경기를 펼치는 선수가 되고 싶은 꿈을 키웠다"고 말했다.

배드민턴 혼합복식의 정나은(화순군청)-김원호(삼성생명)는 값진 올림픽 은메달을 안겼다. 이번 대회 한국 배드민턴의 첫 메달이자, 2008년 베이징 대회 이후 16년 만의 첫 은메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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