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도급순위 99위 한국건설 회생 절차 개시 결정

유동성 위기에 법정 관리 신청

광주지방법원./뉴스1 DB ⓒ News1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법원이 유동성 위기를 겪는 한국건설의 법정 관리를 받아들였다.

광주지법 제1-2파산부(재판장 조영범)는 31일 오후 3시 법정관리를 신청한 한국건설에 대해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재판부는 "채무자는 사업 지속에 현저히 지장을 초래하지 않고서는 변제기에 있는 채무를 변제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며 "채무자에게 파산의 원인 사실이 생길 염려가 있기에 개시 원인이 있다"고 회생 개시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한국건설이 사업을 지속하지 않으면 채무를 갚을 수 없고 한국건설이 파산하면 채권자들이 채무를 돌려받는게 쉽지 않다는 취지다.

한국건설은 2820억 원 상당의 부채를 갚지 못해 회생절차를 밟았다.

한국건설의 채권자는 광주지방국세청, 전남도, 광주 5개구, 서울 동작구, 강원도 동해시 등 전국 지자체를 비롯해 다수의 은행, 건설업체, 하청업체 등 2409명이다.

회생 채권과 회생담보권은 8월 22일부터 9월 4일까지 신고해야 한다.

법원은 9월 5일부터 10월 5일까지 한달간 회생 채권, 담보권을 조사한다.

한국건설 측은 회사의 법정관리 신청 이유로 '최악의 주택 경기'를 꼽았다.

주택경기가 심각하게 침체되고 물가 변동으로 자금과 자재 수급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준공이 완료된 곳들조차 분양과 채권 회수가 이뤄지지 않는 악순환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한국건설은 현재 전국 11개 건설현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5개 현장에서는 준공 이후 자금 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러 건설현장에서 수천억대 대여금을 가지고 있어 부채 상환도 가능할 것으로 자체 진단했다.

회생 절차가 이뤄진 이후에는 단독이 아닌 여러 건설업체들과 합작해 신규 수주 또는 관급공사 등을 진행해 회사 정상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한편 포괄적 금지명령이 내려진 한국건설은 현재 채권 또는 손해배상과 관련된 110여건의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건설은 1984년 정철준 회장이 설립한 여흥건설㈜이 전신이다. 1992년 광주 운암동에 있던 숭일중고등학교를 지금의 일곡동으로 이전시키고 학교가 나간 운암동 땅에 아파트를 건설한 것을 시작으로 주택 건설사업에 뛰어들어 30년 이상 광주를 비롯한 전국에 아파트를 시공하고 있다.

2005년에는 한국아델리움 브랜드를 론칭해 광주에서 인지도와 선호도를 크게 올리는데 성공했지만,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타격을 받으면서 정부의 부실기업 솎아내기에서 워크아웃 대상 기업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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