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제동원 피해자 나이 100세…"대법관 퇴임 전 선고해야"

2018년 대법원 원고 승소 확정…미쓰비시 등 배상 불이행
특별현금화명령 등 계류…"대일 저자세 기조 무관치 않아"

송두환 인권위원장이 17일 광주 소재 한 요양병원에서 일제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95)를 만나 이야기하고 있다.(일제강제동원 시민모임 제공) 2024.5.17/뉴스1 ⓒ News1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시민사회단체들이 이동원·노정희 대법관의 8월 1일자 퇴임으로 인한 재판 지연을 우려하며 대법원에 계류 중인 일제강제동원 사건에 대한 조속한 판결을 촉구했다.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민족문제연구소, 일본군성노예문제해결을위한 정의기억연대는 18일 "일제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수십년째 법원만 바라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동원 대법관은 대법원의 계류 중인 미쓰비시중공업 상표권 2건에 대한 특별현금화명령 상고심 사건의 주심을 맡고 있다. 노정희 대법관은 일본제철 피엔알 주식 특별현금화명령 상고심 사건을 맡은 민사 3부의 대법관이다. 두 대법관은 8월 1일 퇴임 예정이다.

이 사건들은 2018년 대법원에서 최종 원고 승소 판결을 받았으나 피고 기업이 법원의 배상 명령을 거부, 강제집행을 통한 피해자 채권 확보를 주장하는 재판들이다.

미쓰비시중공업 상표권 현금화 소송의 당사자인 양금덕 할머니는 올해 94세로 12년째, 일본제철 관련 사건의 원고인 이춘식 할아버지는 올해 100세로 19년째 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채무자들은 피해자들의 처지는 아랑곳 않고 고의로 채무를 불이행하고 있다"며 "이런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 강제집행 제도인데 대법원에 계류된 지 2년 넘도록 판결이 나오지 않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대법원의 이례적 행보는 외교부가 '일본과의 외교적 시간을 달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대법원에 제출하는 등 정부의 대일 저자세 기조와 무관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들은 "퇴임을 앞둔 대법관들은 이제 답을 해야 한다. 병마와 힘겨운 사투를 벌이는 피해자들은 얼마를 더 기다려야 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sta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