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 도피시키고 피해자엔 합의 종용한 경찰관…항소심도 실형
성범죄 등 사건 용의자들에게 돈 받아 챙겨
2심도 징역 1년 4개월에 벌금 1200만 원
- 최성국 기자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자신이 맡은 성범죄 등 각종 사건 피의자에게 뇌물을 받고 피해자들에게 합의를 종용한 전직 경찰관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제3형사부(재판장 김성흠)는 18일 뇌물수수, 횡령, 범인도피 방조 등 각종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 4개월과 벌금 1200만 원을 선고받은 전직 경찰관 A 씨(50)와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파면 전까지 전남경찰청 나주경찰서 여성청소년과에서 경위로 근무했던 A 씨는 지난 2020년쯤 6명의 범죄 피의자에게 뇌물 또는 차용 명목으로 880만 원 상당의 금품을 받아 챙긴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그는 3명의 범죄 피의자에게 수사기밀을 유출하는가 하면 성범죄 등을 당한 피해자들에게 합의를 종용했다.
A 씨는 지난 2020년 5월쯤 나주에서 강제추행 사건이 벌어졌다는 신고를 접수받아 현장에 출동했다.
그는 친분이 있던 피의자 B 씨와의 사전 통화로 범인이 누구인지, 도주한 사실을 인지하고도 동료 경찰관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오히려 성범죄 피해자가 해바라기센터로 이송되는 과정에서도 B 씨와 통화를 하면서 수사기밀을 알려주는 등 적극적으로 도피를 방조했다.
이후 A 씨는 B 씨의 강제추행 혐의 수사를 맡았고, B 씨로부터 합의금 명목으로 300만 원을 받고 도박 등에 사용했다.
A 씨는 해당 사건 피해자에겐 합의를 종용했다.
A 씨는 모욕·공동상해 등의 혐의를 받는 피의자 C 씨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요구해 금품을 받고, 피해자에게는 여러 차례에 걸쳐 합의를 요구했다.
A 씨는 2020년 5월쯤 가정폭력과 음주사건으로 신고된 피의자 D 씨에게 수사 기밀 등 각종 편의를 제공하고, 가정폭력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어 "좋은 게 좋은거니 합의하라"고 종용하기도 했다.
그는 범죄 피의자에게 피해자의 부상을 당한 사진 등을 보여주기도 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일반적인 경찰 공무원의 사건 처리 방식을 크게 벗어나 경찰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크게 훼손했다. 받은 뇌물은 도박 등에 소비했고 수사를 받게 되자 범죄 피의자들과 허위 진술을 공모하는 등 죄질이 불량하다"며 법정구속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당심에 이르러 혐의를 모두 인정하며 반성하지만 경찰관의 직위에서 범인 도피를 시키고 사건 관계인으로부터 적지 않은 돈을 받은 점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은 정당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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