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율성사업 철회" 나경원 주장에 강기정 "이념 갈라치기"

강기정 광주광역시장 페이스북 캡처./뉴스1DB ⓒ News1
강기정 광주광역시장 페이스북 캡처./뉴스1DB ⓒ News1

(광주=뉴스1) 박준배 이수민 기자 = 나경원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국가 정체성'을 이유로 광주 정율성 기념공원 조성 계획 철회를 주장한 가운데 강기정 광주시장이 이를 비판하고 나섰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8일 페이스북에 "이념 갈라치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여당 대표 후보의 일성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강 시장은 "나경원 의원이 광주에 오자마자 정율성 문제를 들고 나섰다"면서 "나경원 후보가 광주를 찾아 가장 먼저 해야 할 이야기는 5·18, AI, 미래차, 군공항 문제가 아니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율성 문제는 우리 시에 맡겨둬도 지혜롭게 풀어나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나경원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8일 오전 광주시 동구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사업 현장을 찾아 연평도 포격 전사자 고 서정우 하사의 어머니 김오복 씨의 설명을 들은 후 손을 잡고 있다.(나경원 후보 캠프 제공)2024.7.8/뉴스1

앞서 나경원 후보 측은 호남·제주지역 합동연설회 일정에 앞서 이날 오전 광주 정율성 역사공원 공사현장을 방문했다.

나 후보 측은 "정율성 역사공원은 국가 정체성을 흔드는 부적절하고 위험한 행위로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시민들의 혈세로 조성되는 공원을 6·25 전범 정율성의 이름으로 조성하는 것에 단호히 반대한다"면서 "많은 시민의 우려를 존중해 시민들을 위한 공원, 문화공간으로 조성하되 정율성 이름과 내용은 완전히 지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율성(본명 정부은)은 일제강점기였던 1914년 광주에서 태어난 항일운동가다. 1933년 중국으로 건너가 의열단에 가입했다. 이때 의열단장이자 조선혁명간부학교장이던 김원봉이 '음악으로 성공하라'는 뜻으로 '율성'(律成)이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1945년 광복 뒤 북한에서 조선인민군 구락부장·협주단장으로 활동하며 '조선인민군 행진곡' 등을 작곡했다. 한국전쟁(6·25전쟁) 시기엔 중국 인민지원군의 일원으로 전선 위문활동을 했으며, 1956년 이른바 '8월 종파사건'을 계기로 중국에 귀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율성은 2009년 중국 공산당이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60주년'을 맞아 선정한 '신중국 창건 영웅 100인'에도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광주시가 정율성 공원 조성 사업을 추진하면서 이러한 이력이 알려져 논란이 시작됐다.

breat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