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방 이권다툼으로 살인 참극까지…경찰 유흥업계에 칼 빼들었다

지난 7일 금요일 밤 도심 한복판서 흉기 난동에 2명 사상
수사 확대…보도방 업주 추가 입건, 범죄 수익 환수 추진

광주 광산경찰서. (광주청 제공)/뉴스1

(광주=뉴스1) 이승현 기자 = 유흥업소에 접객원을 공급하는 이른바 보도방 이권 다툼으로 인한 살인 사건이 발생하자 경찰이 보도방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유흥업계 불법 행위는 물론 배후세력까지 뿌리뽑겠다는 구상이다.

30일 광주 광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7시 25분쯤 광주 광산구 월계동 한 유흥업소 앞에서 흉기 난동이 벌어졌다.

최근 상권이 되살아난 첨단지구 일대에서 유흥업소 접객원을 알선하는 보도방 기성·신흥 업주들 간 알력 다툼이 발생한 것.

2000년대 초반부터 일대에서 자리잡은 A 씨(58)가 휘두른 흉기에 새로 유입된 보도방 업주인 B 씨(47)가 중상을 입었다. C 씨(44)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평소 이권 다툼으로 감정이 좋지 않았던 이들은 사건 전날 다툼 과정에서 B 씨 일행이 A 씨에게 욕설과 함께 '그 나이 먹고 아가씨 장사 하느냐'며 조롱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격분한 A 씨는 사건 당일 B 씨 일행이 '성매매 근절 시위'를 가장한 영업 방해 행위를 하는 곳을 찾아 미리 준비한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조사됐다.

금요일 밤, 도심 한복판에서 발생한 이 사건을 계기로 보도방 이권 다툼 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경찰은 사건 발생 후 보도방 운영 실태, 불법 접객원 영업, 풍속 위반 행위 등 불법 행위와 이로 인한 강력범죄를 차단하기 위해 구청과 수차례에 걸쳐 합동 단속을 진행했다.

대대적인 단속 사실이 알려지면서 유흥업소는 운영을 하지 않거나 영업을 조기 마감하는 등 몸을 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흥업소 단속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이와 별개로 경찰은 첩보와 내사 등을 통한 추가 수사를 이어왔고, 지난 28일 성매매 알선·직업안정법 위반 혐의로 첨단지구 보도방 업주 D 씨(45)를 구속했다.

D 씨는 지난 2014년부터 10년간 첨단지구에서 무허가 상태로 보도방을 운영하며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다.

D 씨의 보도방은 첨단지구에서 가장 큰 규모로 보유 접객원 수가 4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도방 압수수색을 통해 경찰은 D 씨가 최근 4개월간 1700회에 걸쳐 성매매를 알선하고 약 7억 원 상당의 범죄 수익을 얻은 것으로 보고 있다.

첨단지구 일대 유흥주점 업주 26명도 성매매 알선 혐의로 경찰에 입건돼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성매매 장소를 제공한 모텔과 이권에 개입하는 배후세력까지 수사를 확대해 이권 다툼 등에 대한 행위를 척결한다는 계획이다. 불법 행위로 벌어들인 범죄 수익금 환수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강일원 광산경찰서장은 "성매매 알선 범행은 사회에 끼치는 해악이 무거운 범죄"라며 "이를 통해 경제적 이익을 얻는 불법 보도방과 유흥주점 업주들은 물론그 배후세력을 끝까지 추적해 엄단하겠다"고 말했다.

pepp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