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천년‧한국‧남양…경기침체에 줄줄이 쓰러지는 건설사

부동산 경기 악화로 유동성 위기 심각
"대형 건설사도 안심 못한다" 위기증폭

공사대금 지급을 요구하며 광주 동구의 한 신축건물 앞에 콘크리트 펌프카를 가져다놓고 시위를 하고 있다.2024.6.12/뉴스1 ⓒ News1

(광주=뉴스1) 박영래 최성국 기자 = 광주와 전남에 사업장을 둔 건설사들이 잇따라 쓰러지고 있다. 부동산경기 침체 장기화에 따른 유동성 위기가 원인이다. 문제는 중소 건설사에 이어 대형 건설사 역시 안심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12일 광주지법에 따르면 도급순위 127위의 남양건설이 전날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 광주지법 제1-1파산부(재판장 조영범)에 배당됐다.

기업회생절차는 빚으로 회생이 불가능한 기업에 대해 법원이 지정한 제3자가 기업활동 전반을 관리하는 것을 말한다.

광주와 전남을 기반으로 주로 활동해 온 종합건설사 남양건설은 건설 자재비 인상, 아파트 미분양 등 여파에 유동성 위기를 겪었고, 법원에 신청된 재무제표상 부채액은 1142억 원으로 추산됐다.

남양건설은 법정관리와 함께 포괄적 금지명령도 법원에 신청했다.

법원이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리면 회생절차 개시신청에 대한 결정 때까지 모든 회생채권, 회생담보권에 대한 강제집행, 가압류, 가처분,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절차가 금지된다.

남양건설 대표는 현재 대한건설협회 전남도회 회장을 맡고 있다.

앞서 도급순위 99위의 한국건설은 지난 4월 유동성 위기로 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고 오는 17일쯤 법원의 회생 절차 결정이 나올 예정이다.

한국건설의 채권자는 광주지방국세청, 전남도, 광주 5개 자치구, 서울 동작구, 강원도 동해시 등 전국 지자체를 비롯해 다수의 은행, 건설업체, 하청업체 등 2409명이며 총 2820억 원 상당의 부채를 감당하지 못해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현재 채권 또는 손해배상과 관련해 한국건설은 110여 건의 소송도 진행하고 있다.

법원에 기업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한 한국건설이 짓고 있는 광주 북구 신안동 한국아델리움 신축공사(광주역혁신지구 한국아델리움 스테이) 현장. 6일 오후 공사는 멈춰있고 '유치권 행사중'이라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2024.5.6/뉴스1 ⓒ News1

전남 나주에 본사를 둔 중견건설업체 새천년종합건설 역시 2월 29일자로 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해 3월 5일 재산보전처분 및 포괄적 금지명령 결정을 받았다.

건축과 토목공사 전문인 송학건설은 부도 처리되면서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지난해 12월 법정관리를 신청한 해광건설에 대해서는 포괄적 금지명령이 내려졌다. 지난해 12월 29일에는 거송건설에 대한 포괄적 금지명령 공고가 있었다.

이들 건설사 모두 광주와 전남에서 토목과 건축을 전문으로 해 온 중소 건설사다. 금리인상 등에 따른 부동산경기 침체, 이에 따른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기업회생 등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들 중소건설사뿐만 아니라 대형 건설사들도 이같은 유동성 위기에서 안심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유동성 위기상황이 지속되면서 이른바 1군 건설사들까지 줄줄이 쓰러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건설업계서 확산하는 상황이다.

도급과 하도급으로 연결되는 건설업계 특성상 원청사의 유동성 위기는 연이어 하청업체 등으로 연결돼 부도와 줄도산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광주·전남에서 이름만 대면 알 만한 대형 건설사들도 오르내리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yr200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