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혐의' 피소 임창용 "언론에 알려질까 겁 먹어…억울한 게 많아"

고소인 '도박 자금' 8000만원 갚지 않아 주장
2차 공판서 공소사실 부인…"겁 먹고 제대로 대응 못해"

전 프로야구 선수 임창용(48)이 11일 오전 광주지방법원에 열린 사기 혐의에 대한 재판을 마치고 나와 기자들에게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2024.6.11/뉴스1 ⓒ News1 최성국 기자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프로야구 선수 임창용이 검찰의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광주지법 형사11단독 김성준 부장판사는 11일 사기 혐의로 기소된 임창용 전 프로 선수에 대한 두번째 공판을 열었다.

임 씨는 지난 2019년 필리핀에서 지인에게 8000만 원 상당을 빌려 갚지 않은 혐의(사기)로 기소됐다.

검찰은 임 씨가 '바카라 도박'에 사용하기 위해 돈을 빌린 뒤 갚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임 씨 측 변호인은 검찰의 공소사실 내용을 모두 부인했다.

임 씨는 A 씨로부터 현금이 아닌 도박 화폐(칩)를 받았고 필리핀 페소를 환율로 책정했을 때 7000만 원 상당이었기에 국내 입국해 7000만 원을 송금했다고 밝혔다.

칩을 준 A 씨는 1억 5000만 원에 해당하기 때문에 나머지 8000만 원을 임 씨가 지급하지 않았다며 고소했다.

관련 증거들을 제출 받은 재판부는 다음 기일에 A 씨를 불러 증인 심문하고 피고인 심문도 진행할 계획이다.

임 씨에 대한 다음 재판은 7월 18일 오후 2시 광주지법에서 열린다.

임 씨는 재판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금전 거래 과정을 설명하며 "제가 과거에 도박 문제로 너무 언론에 많이 나와 처음에는 '내가 손해보고 말지'라고 생각해 대응을 하지 않았다"며 "언론에 알려질까봐 너무 겁을 먹고 수사 당시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은퇴한 지 꽤 돼서 이제 새로운 일도 해야하는데 지금처럼 대응을 안 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A 씨에게 받은 칩은 도박에 사용했다. 하지만 1억 5000만 원이 아니라 7000만 원이었다"고 주장했다.

임 씨는 "국내 입국 후 A 씨가 기자를 많이 안다면서 차용증을 요구해 차용증을 쓰기도 했다"며 억울한 게 많기 때문에 법정에서 풀겠다. A 씨는 지인도 아니고 필리핀 카지노에서 처음 본 사람"이라고 말했다.

한편 임 씨는 2022년 7월쯤 상습도박 등의 혐의로 기소돼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300만 원 등을 선고 받은 바 있다.

2016년에도 마카오에서 4000만 원대 바카라 도박을 한 혐의로 벌금 1000만 원을 선고받았었다.

임 씨는 KB0리그 출범 40주년 레전드 40인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WBC 국가대표로 출전한 바 있는 베테랑 투수였다. 1995년 해태 타이거즈에 입단해 2018년에 KIA 타이거즈에서 선수생활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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