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 시들한 고향사랑기부…발로 뛰는 공무원들
전남도·시군 직원들 전국 향우행사 찾아 홍보활동
1주일 출장만 수십 차례…기금사업·SNS 홍보 병행
- 전원 기자, 서충섭 기자, 김동수 기자
(무안=뉴스1) 전원 서충섭 김동수 기자 = "평일은 물론 주말에도 수백㎞를 이동하며 전국을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고향사랑기부제를 담당하는 전남도 공무원의 하소연이다. 고향사랑기부제 2년차를 맞았지만 경기침체 등으로 기부가 시들해지면서 공무원들은 주말에도 쉬지 않고 전국의 향우행사를 찾아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다.
6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고향사랑기부제가 시행된 첫해인 지난해 전남도와 22개 시군은 143억 원을 모금했다.
기초 지방자치단체별 모금액에서는 상위 5위 안에 전남지역 4개 시군이 포함됐다. 담양군이 22억 4000만 원으로 전국 기초 지자체 중 1위를 차지했다. 고흥군 12억 2000만 원, 나주시 10억 6000만 원, 영광군 9억 3000만 원 순이었다.
전남도와 시군은 올해는 고향사랑기부금 200억 원을 목표로 잡았다.
하지만 최근 경기침제 등의 영향으로 인해 기부금 모집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남도와 시군 공무원들은 고향사랑기부제 활성화를 위해 수백 킬로미터가 떨어진 곳에서 열리는 행사를 찾아다니는 등 모금 활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실제로 전남도의 경우 전남 곳곳을 돌아다니는 것은 물론, 서울과 세종, 부산, 인천, 창원, 대구, 제주, 경주, 울산, 경기도 일산 등지를 돌면서 전남의 고향사랑기부제를 알리고 있다.
중국호남향우회 일정을 찾아다니거나 주광주 중국총영사관의 행사에도 참석,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다.
현재 전남도 고향사랑과 직원들의 경우 주말도 반납한 채 전국을 돌고 있는 상황으로 6월까지 일정을 살펴보면 50건이 전남지역 내 일정이고 60건 이상이 전남지역 외 일정으로 분류됐다. 시간외 근무를 모두 합치면 300시간에 달한다.
고흥군 고향사랑팀도 비슷하다. 향우회 행사 등 한달 평균 4~5회 타지를 방문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에는 매주 서울을 찾아 고향사랑기부제 알리기에 동참했다.
고흥군 관계자는 "'영업한다'는 생각으로 홍보활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주말에도 향우회 등 서울까지 찾아가 고향사랑기부제를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팀이 밤낮으로 고민하며 SNS 홍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도 "자칫 지자체간 경쟁으로 보일 수 있어 조심스럽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고향사랑기부액 기초자치단체 1위를 기록한 담양군의 경우 고액기부자의 참여가 줄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0~80% 정도의 모금에 그치고 있다.
다만 개인 참여자가 늘면서 연말까지는 목표액은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목표액 달성을 위해 한달에 두 번 정도 주말을 이용해 타 지역으로 출장을 가서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에도 담양군 공무원들은 광주송정역과 경기도 일산 로컬푸드박람회 등을 찾아 홍보활동을 벌였다.
담양군 관계자는 "행사장을 중심으로 고향사랑기부제 홍보를 하고 있다"며 "기금을 통해 지자체가 어떤 사업을 추진하는지 알리는 홍보를 하고 있다. 지난해 모금액 달성이 어려울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최선을 다해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지자체들은 고향사랑기부제 관련법이 완화되는 8월을 앞두고 답례품 발굴과 홍보 활동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우공이산의 마음으로 꾸준히 활동을 펼칠 것"이라며 "고향사랑기부제 활성화 뿐만 아니라 답례품과 기금사업 발굴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jun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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