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금 없이 '월1만원' 아파트…화순 '임대주택' 전국 벤치마킹 열풍

[우리동네 히트상품] 충북 청양·서울 동작구 응용
청년층 주거안정·빈집문제 해소·예산낭비 거의 없어

전남 화순군이 행정안전부가 주관 '2023년 지방자치단체 혁신평가'에서 전국 1위에 올랐다. ⓒ News1

(화순=뉴스1) 박영래 기자 = 임대보증금 없이 월 1만원의 임대료만 받고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아파트를 제공하는 전남 화순군의 '만원임대주택' 사업이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정부와 기관단체의 각종 시상식을 휩쓴 해당 사업의 성공비결은 어디에 있을까.

9일 전남 화순군에 따르면 만원임대주택 사업 첫해인 지난해 100호를 공급한 데 이어 올해도 100호 입주자를 대부분 확정짓고 6월 말부터 입주를 시작한다.

만원임대주택 사업은 화순읍에 소재한 66㎡형(20평) 임대아파트를 화순군이 가구당 4600만 원의 임대보증금을 내고 임대한 뒤 신혼부부와 청년들을 대상으로 월 1만원의 임대료만 받고 재임대하는 사업이다.

화순군의 만원임대주택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서 전국 지자체들의 벤치마킹이 이어지고 있다.

전라남도의 경우는 화순군의 사례를 전남 전역에 확산하기 위한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청년인구의 유출을 막고 안정적 정착을 지원하기 위한 '전남형 만원주택' 사업으로 신혼부부를 위한 전용면적 85㎡ 이하의 주택과 청년을 위한 전용면적 60㎡ 이하의 주택을 신축해 보증금 없이 월 1만 원의 임대료로 최장 10년을 거주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도비와 광역소멸기금 등 2843억 원이 투입되며 전남도는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된 16개 군을 대상으로 사업 대상지 선정 공모 절차를 거쳐 지난 3월 고흥·보성·진도·신안 등 4개소를 확정했다.

전남도와 별도로 나주시의 경우 보증금 없이 매달 아파트 관리비만 내면 되는 '청년 임대주택' 사업을 지난해 30호 공급한 데 이어 올해는 70호로 늘려 공급하고 있다.

신안군도 인구감소와 지역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월 1만∼15만원의 저렴한 임대료로 귀촌가족에게 임대주택을 19호를 제공한다.

전남 화순군이 추진 중인 '청년·신혼부부 만원 임대주택 지원사업' 대상 아파트인 화순읍의 부영6차 아파트. ⓒ News1

전남지역 외에도 충북 청양군이 빈집이음사업 만원임대주택 사업에 돌입했고, 서울 동작구의 '만원 양녕청년주택'은 4월부터 입주를 시작했다.

울산 울주군, 강원도, 충남 서천군, 경북 포항시·경주시, 경남 거창군·창녕군 관계자들도 잇따라 화순군을 찾아 사업 성공 배경을 공부했다.

화순군의 만원임대주택 사업은 정부를 비롯한 기관단체가 수여하는 각종 상도 줄줄이 받았다.

2월 행정안전부 주관 '2023년 지방자치단체 혁신평가'에서 화순군은 '전국 1위'에 올랐다.

지난해 말에는 대한민국 정부혁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국무총리상을 받았고, 전남도가 주최한 '2023년 인구정책 우수 시군 시상식'에서도 화순군의 인구 감소 대응 정책은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화순군의 만원임대주택 사업이 공직선거법에서 규정한 기부행위 금지 논란을 뒤로하고 실현 가능했던 이유는 3박자가 들어맞았기 때문이다.

지역사회의 최대 현안 가운데 하나인 빈집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이 됐다는 점, 청년층의 주거안정을 지원하는 공공의 사업이라는 점, 그리고 이같은 공공의 이익을 추구하면서도 예산 낭비가 거의 없다는 점이 작용했다.

이 때문에 선거법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고, 보건복지부의 사회보장제도 신설 협의도 별다른 이견 없이 마칠 수 있다.

yr200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