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으로 풀려난 '돈봉투 의혹' 송영길 "광주서 다시 일어서겠다"

"광주 어르신들 의견 수렴해 진로 고민"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가 31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5.31/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광주=뉴스1) 이승현 기자 =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으로 구속 상태에서 재판받다 보석으로 풀려난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가 31일 "광주에서 다시 일어서겠다"고 밝혔다. 향후 광주를 정치 기반으로 삼아 재기하고자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송 대표는 이날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소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회견을 열어 "광주 기반 정치인이 전국적으로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메시지, 광주 정신을 대변할 수 있는 정치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소명을 갖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만 그는 향후 정치적 행보에 대해선 "논의할 단계는 아니다"며 "(우선) 법정에서 무죄 판결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그 뒤) 광주 어르신들의 의견을 수렴해 향후 진로를 고민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보석 후 첫 일정으로 광주를 찾은 데 대해선 '4·10 총선' 옥중 출마를 거론, "얼굴 한번 안 보고 손 한 번 잡지 않고도 많은 시민이 격려와 지지를 해줘 감사의 표시를 하고자 바로 광주와 5·18묘역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4월 총선 당시 광주 서구갑에 출마해 17.28%의 득표율을 얻은 송 대표는 "'광주 시민으로 받아주겠다' '자격을 부여해 주겠다' '네가 한번 열심히 하면 두고 보겠다'는 뜻으로 해석했다"면서도 "사실 속으론 당선될 거라고 생각했지만 (당선인 명단에) 이름이 없는 걸 보고 실망과 좌절이 컸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자신의 재판 전망에 관한 질문엔 "박용수 전 보좌관은 '(돈봉투 살포 과정을) 송영길한테 보고한 사실이 없다'고 했는데, 이정근 증인(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은 '보고했다'고 진술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관심 사항"이라며 "진술의 신빙성에 대해 다투고 있다. 내가 법정에서 잘 다투겠다"고 답했다.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가 31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오월영령에 참배하고 있다.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으로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온 송 대표는 전날 보석으로 풀려났다. 2024.5.31/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송 대표는 이날 손혜원 소나무당 비상대책위원장과 5·18 묘지를 참배하며 오월 영령의 넋을 기렸다.

이후 그는 대동고 재학 시절 친구였던 전영진 열사와 홍남순 변호사 등의 묘역을 둘러보고 2묘역과 민족민주열사(구묘역)도 차례로 방문했다.

그는 5·18 묘지 방명록에 '다시 광주시민이 되어 5·18 영령들을 뵙니다. 윤상원 선배, 문재학의 5·27 도청 사수의 정신을 계승·실천하겠습니다'고 적었다.

송 대표는 '평화와 먹고사는문제 연구소'(먹사연)을 통해 불법 정치자금 7억 6300만 원을 받고, 박용하 전 여수상공회의소 회장으로부터도 소각 시설 청탁과 함께 4000만 원을 수수한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상태다.

특히 그는 2021년 민주당 대표 선거를 앞두고 이성만 무소속 의원과 사업가 김 모 씨로부터 각각 1000만 원과 5000만 원의 불법 자금을 받아 경선캠프 지역 본부장 10명 및 현역 국회의원 20명에게 제공한 혐의도 받고 있다.

법원은 전날 송 대표를 보석 석방했다.

pepp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