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모래, 파도, 저녁노을 그리고 피아노
[우리동네 히트상품] 신안 '자은도 피아노섬'
피아노 선율 통해 위로·감동 전하는 행복의 장
- 김태성 기자
(신안=뉴스1) 김태성 기자 = 프랑스 파리에서 기차로 약 2시간을 달리면 '르 투케 파리 플라주(le Touquet Paris Plage)'라는 작은 마을이 나온다.
인구 3000명이 채 안 되는 마을이지만 해안을 따라 펼쳐진 모래언덕과 숲이 무성하고 그 너머로는 태양이 찬란히 비치는 바닷물결이 아름답다.
이런 조용하고 전원적인 바닷가 마을이 매년 7월 말이 되면 분주해진다. 피아노 페스티벌 '레 피아노 폴리에(Les Pianos Folies)'가 개최되기 때문이다.
약 열흘간 50회가 넘는 연주회가 개최돼 작은 마을을 아름다운 음악으로 가득 채운다.
연주회가 열리는 장소는 무척 다양하다. 콘서트홀에서부터 성당, 미술관, 시청을 넘어 빌라, 정원, 마을 한복판, 시장, 카페, 레스토랑 심지어 백사장 등 피아노가 들어갈 수 있는 곳이면 어디서든 연주회가 열려 온 마을이 콘서트장이다.
전남 신안군이 프랑스의 피아노 페스티벌을 그대로 옮겨왔다.
'바다, 모래, 파도, 저녁노을 그리고 피아노'를 그리며 자은도를 '피아노의 섬'으로 꾸며 지난 4월 '피아노의 섬 축제'를 개최했다.
2023년 10월 '대한민국 문화의 달' 행사에 선보인 피아노섬 축제에 이어 올해 2회째를 맞는 '100+4 피아노섬 축제'는 104대의 피아노가 한 명의 연주자가 연주하는 것처럼 조화롭게 연주하는 독특한 공연을 선보였다.
작곡가겸 피아니스트 임동창 총감독은 서남해안 도서지역 축제 문화인 '산다이'에서 영감을 얻은 자작곡 '아름다운 피아노 섬, 자은도'를 시작으로 바이엘, 찬송가, 클래식, 영화 OST, 대중가요를 재해석한 연주곡을 104명의 정상급 피아니스트와 협연했다.
관람객들이 직접 피아노를 함께 연주해 볼 수 있는 '나도 피아니스트'가 주요 공연행사로 피아노 거리공연, 다채로운 프린지 공연, 모든 연령이 참여할 수 있는 피아노 체험행사 등도 진행돼 대표적인 문화축제로 자리잡고 있다.
양산해변에 설치된 그랜드 피아노 사진무대는 넓은 모래사장, 부드럽게 속삭이는 파도 소리, 그리고 빨갛게 물드는 노을 등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훌륭한 배경이 되어 사진 촬영의 명소로 관광객들에게 특별한 추억과 감동을 선사했다.
신안군은 '1섬1뮤지엄' '1섬 1테마정원'등 프로젝트사업과 연계해 천혜의 자연환경과 피아노라는 새로운 장르가 만나 문화와 예술이 살아 숨쉬는 피아노섬을 그려가고 있다.
자은도가 피아노섬으로서 세계속의 피아노와 관련된 박물관 조성, 피아노 교육 아카데미, 작가 교류 등 다양한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2025년 여름에는 국내‧외 피아노 조율사, 교습자 등 550여 명이 참여하는 제 24회 국제 피아노 제조 기사 조율사협회 총회를 개최한다.
박우량 군수는 "100+4 피아노섬 축제가 단순한 축제 이상을 넘어 피아노의 선율을 통해 전국의 소외되고 어려운 사람들에게도 위로와 감동을 전달하는 행복의 장으로 발전하기를 바란다"며 "한국의 문화풍경에도 새로운 장을 열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hancut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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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천편일률적인 사업에서 벗어나 톡톡 튀는 시책으로 주민들의 행복도를 높이려는 광주·전남 지방자치단체의 도전을 살펴보는 '우리 동네 히트 상품'을 기획시리즈로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