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살 아이가 게엄군 총에 사망…5월 되면 가슴 아려"

광주 송암동서 5·18추모문화제

22일 오후 광주 남구 효천역에서 5·18민주화운동 제44주기를 맞아 열린 2024 송암·효천 5·18추모문화제에서 故전재수 열사의 형 전재룡 씨가 눈물 흘리고 있다. 2024.5.22/뉴스1 ⓒ News1 박지현 기자

(광주=뉴스1) 박지현 기자 = "12살짜리 어린애한테 총을 겨눴다. 매년 5월이 되면 가슴이 아려옵니다."

22일 오후 광주 남구 송암동 효천역 광장에서 열린 '2024 송암·효천 5·18 추모문화제' 현장. 남구가 마련한 이날 행사에는 유족을 비롯해 강기정 광주시장, 김병내 남구청장, 민판기 효천민주인권포럼 이사장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추모문화제는 '이팝나무 아래 찔레꽃도 피었습니다'를 주제로 1부 추모식과 2부 문화제로 나뉘어 진행됐다.

추모식은 식전공연을 비롯해 경과보고, 추모사 등이 이어졌고 문화제에서는 창작무용과 성악 등 각종 무대가 펼쳐졌다. 행사장 주변에는 주먹밥 만들기 부스를 비롯해 에코백 만들기 등 부스가 마련됐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효천역·송암동은 평범한 일상을 이어가던 주민들이 계엄군의 총격에 목숨을 잃은 80년 5월 가장 큰 아픔을 간직한 현장"이라며 "최근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가해자에 대해 형사고발을 추진 중이니 우리도 힘을 냈으면 한다"고 추모했다.

김병내 남구청장은 희생자 17명의 이름을 한명씩 부르며 "44년 전 오늘이 있어서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지 않나 생각된다"며 "구청장으로서 한분 한분의 억울한 사연 기록하고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22일 오후 광주 남구 효천역에서 열린 2024 송암·효천 5·18추모문문화제에서 학생들과 지역주민들이 주먹밥을 나누고 있다. 2024.5.22/뉴스1 ⓒ News1 박지현 기자

송암동·효천역 일대는 1980년 5월 당시 광주 외곽 봉쇄 작전을 하던 계엄군이 무고한 민간인들을 학살한 사건이 벌어진 곳이다.

이 중 당시 12세로 5·18 사망자 중 가장 어린 전재수 열사도 계엄군의 총격에 숨졌다.

추모문화제에 참석한 전 열사의 형 전재룡 씨(65)는 "이제라도 희생자들에 대해 알려지니 감사하고 유족들의 마음이 위로가 된다. 이런 행사를 통해 젊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길 희망한다"면서 눈물을 닦았다.

추모문화제는 전두환 신군부 세력의 만행을 되새기고 희생된 영령들을 위로하기 위해 3년째 열리고 있다.

war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