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보수정당 돌발행동 자제해야"…5·18묘역 '995기 마라톤 참배'(종합)

힘 풀려 휘청이면서도 7시간30분만에 완료…정치인 최초 사례
"윤 대통령 참배 다행…5·18 헌법 개헌 지지" 동서 화합도 강조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15일 오후 전체 묘 995기 참배를 마치고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2024.5.15./뉴스1 ⓒ News1 서충섭 기자

(광주=뉴스1) 서충섭 기자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39)가 역대 최초로 국립 5·18민주묘지 묘소 995기 참배를 완주하고 '국민통합'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5·18민주화운동 44주기를 3일 앞둔 15일 오전 6일 민주묘지에 도착해 천하람·이주영 당선인과 참배 일정을 시작했다. 완주에는 총 7시간 30분이 소요됐다.

이들은 경상남도 김해 한 화훼농가에서 도매로 구매한 국화 1000송이를 직접 싣고 왔다. 오전 6시30분부터 세 사람은 서로 돌아가면서 묘비 995기에 절을 하고 제단에 국화를 올리며 비석을 닦는 등 참배했다.

이 대표는 도중에 다리에 힘이 풀리면서 휘청이는 모습도 보였다. 천하람 당선인도 가쁜 숨을 내쉬고 비지땀을 흘리면서도 힘겹게 절을 올렸다.

이주영 비례 당선인은 현기증을 호소하며 주저앉아 잠시 휴식을 취했으나 10여분만에 다시 돌아와 참배 행렬에 복귀하는 등 이들은 유례 없는 마라톤 참배를 힘겹게 완주했다.

776기가 안장된 1묘역은 6시간, 219기가 안장된 2묘역은 1시간30분이 소요됐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운데)가 제44주년 5·18민주화운동을 앞둔 15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유공자 995명의 묘를 일일이 참배하다 다리에 힘이 풀려 휘청이고 있다.2024.5.15./뉴스1 ⓒ News1 서충섭 기자

5·18민주묘지측에 따르면 이들은 5·18 전체 묘소를 일일이 참배하는 최초의 참배객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13일에도 경기도 화성 용주사에서 열린 난치병어린이 후원 3000배 행사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날 5·18묘역 행보는 이 대표의 '호남 끌어안기' 행보로 풀이된다. 서독 총리 빌리브란트와 김종인 대표의 '무릎사과'와 같이 5·18 희생자들에 대한 사과를 몸소 자처하면서 '쇼맨쉽'이라는 비판도 정면으로 돌파했다.

또한 경남 김해에서 재배된 국화를 직접 이송해 광주에서 희생자들의 영전에 바치면서 '동·서 화합'을 상징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 대표는 참배 도중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영남 국화를 가져온 의미는, 영남 분들도 5·18 정신에 많은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다"면서 "5·18의 비극은 결코 영호남의 대립 떄문이 아니다. 그것을 주도한 사람들이 사과도 제대로 하지 않고 사망해 아쉬운 지점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이후 연속적으로 5·18 기념식에 참석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 "5·18 정신을 헌법에 담는 것은 정당간에 반대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22대 국회에서 함께 논의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15일 전체 묘 995기 참배를 마치고 작성한 방명록. '995기 묘 하나하나마다 담긴 광주의 오월정신을 잊지 않고 실천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2024.5.15./뉴스1 ⓒ News1 서충섭 기자

총 7시간30분의 마라톤 참배를 마친 이 대표는 그제서야 민주의 문 앞에서 방명록을 작성하며 "995기의 묘 하나하나마다 담긴 광주의 오월정신을 잊지 않고 실천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5·18의 영웅들이 한 명씩 사라져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시는 오월광주의 일로 정치권이 실망시키거나 아프게 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면서 "보수정당에서 더이상 돌발행동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전두환 손자 전우원씨의 5·18묘역 참배 당시 안내를 맡으며 눈시울을 붉혔던 김범태 5·18 민주묘지소장도 이날 이 대표의 참배 완주를 격려했다.

김 소장은 "부임한 지 3년간 정치인들의 의례적인 참배가 많았는데, 오늘 이준석 대표의 참배는 참으로 감회가 새롭다"면서 "995기의 묘비를 직접 닦고 절을 하는 그 힘든 과정은 일종의 형극이다. 오월 영령들도 뜻깊게 느끼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31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씨(27)가 오월 영령에 참배하고 있다. 2023.3.31/뉴스1 ⓒ News1 정다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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