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 깨고 노조 결성' 휘청이는 광주글로벌모터스…'불안감' 고조

'상생형 일자리' 근간 무너져
장기차입금 2100억원 연장 도래…"광주시 행정력 발휘해야"

광주글로벌모터스 ⓒ News1

(광주=뉴스1) 박영래 기자 = 대한민국 1호 상생형 일자리기업으로 출범한 광주글로벌모터스(GGM)가 출범 5년 만에 휘청이고 있다.

노사상생을 기반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노사민정이 뜻을 모아 출범했지만 최근 노조가 출범하면서 그 근간 자체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차량 위탁생산을 맡긴 현대차는 물론이고 채권 연장을 앞둔 금융권, GGM 취업을 준비해 온 취업준비생들까지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5일 산업계와 금융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GGM의 장기차입금은 2100억 원에 이른다.

문제는 이들 금융부채와 관련해 GGM이 의무를 충족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될 경우 발생하는 '유동성 위험'이다.

채권 연장 시점이 도래하는 상황에서 노조 결성으로 GGM 기반 자체가 흔들리면서 돈을 빌려준 금융권은 GGM의 안팎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재무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하거나 채권단에서 받아들일 수 없는 손실이 발생할 경우 사실상 채권연장은 힘들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GGM에 차량 위탁생산을 맡긴 현대차 역시 GGM의 최근 상황을 면밀하게 주목하는 상황이다.

GGM은 2021년 9월 현대자동차의 위탁을 받아 경형 SUV '캐스퍼'를 양산하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에는 전기차 양산도 시작한다.

자동차 위탁생산 전문기업인 GGM은 현대차와 계약을 맺고 차량을 위탁생산하는 상황에서 GGM 노조의 등장과 함께 계약관계가 불안정해질 위험에 처하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장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 차량 생산에 차질이 생기게 될 경우 현대차가 위탁생산 자체를 철회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윤몽현 광주글로벌모터스 대표이사(왼쪽 두번째)가 캐스퍼 생산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 News1

GGM은 캐스퍼 외 추가적인 차량의 생산도 맡겨달라고 현대차에 요청해둔 상황에서 사회적 합의를 깨는 GGM노조의 일방통행에 GGM의 사업 확장은 사실상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전망이 우세하다.

취업을 준비 중인 지역 청년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GGM 출범과 함께 매년 꾸준하게 학생들을 취업시켜 온 광주의 한 대학 취업담당자는 "언론을 통해 GGM 내부상황이 알려지면서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역사회는 노사의 대화와 함께 광주시의 대타협 중재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자동차 부품업체 한 관계자는 "광주글로벌모터스가 무너지게 되면 광주형 일자리를 기반으로 진행해 온 대기업 추가 유치 등에도 악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GGM 전체 근로자 650여 명 가운데 150명 정도가 참여하는 두 개의 노조가 출범했고, 이들 모두 민주노총 금속노조 가입을 추진 중이다.

GGM은 2019년 출범 당시 노사상생발전협정을 통해 '35만 대 생산 때까지는 노사가 동수로 구성된 상생협의회를 통해 회사의 모든 문제 현안을 해결해 나가자'고 약속했지만 출범 5년여 만에 그 의미를 잃게 됐다. GGM의 현재 누적생산대수는 12만 대다.

yr200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