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돈 1000원'에 든든한 콩나물국밥이…광주에 '천원한끼' 개소
노인 일자리 창출과 취약계층 식사 지원 위해 마련
광산구 "5호점까지 늘릴 계획"
- 이승현 기자
(광주=뉴스1) 이승현 기자 = "우리는 나와서 일하고, 어르신들은 단돈 1000원에 든든한 밥 한끼 먹으니 일석이조 아니겠어요?"
10일 오전 광주 광산구 우산동의 천원한끼 식당은 첫 개소를 앞두고 이른 시간부터 머리가 희끗희끗한 어르신들이 분주히 움직였다.
육수를 우려낼 멸치, 채소를 비롯해 메인 재료인 콩나물과 100인분의 쌀을 꼼꼼하게 씻어 삶고 안치는가 하면 고명으로 올라갈 쪽파까지 주름 가득한 투박한 손으로 일사불란하게 썰어냈다.
국물에 들어갈 계란도 체에 걸러 부드럽게 만든 뒤 직접 담근 후 알맞게 익힌 깍두기까지 내어놓고 손님 맞을 준비를 했다.
이들은 광산구 시니어클럽 회원들로, 이날 문을 연 천원한끼 우산점의 셰프들이다.
천원한끼 우산점은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4시간 동안 65세 이상 어르신과 장애인, 돌봄취약계층 100명에게 단돈 1000원에 콩나물국밥을 제공한다. 일반 시민들은 30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노인 일자리 창출과 더불어 고물가 시대 광산구 내 기초생활보장 수급 1인가구가 가장 많은 우산동 취약계층의 식사를 지원하기 위한 광산구 복지 사업의 일환이다.
가게 임대와 재료는 드메르웨딩홀 등의 후원으로 마련했다.
점심시간이 다가오자 손에 1000원을 든 어르신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순식간에 10여개 남짓한 테이블이 모두 차 대기줄도 생겨났고, 식당 내부는 구수한 콩나물국밥 냄새가 물씬 풍겼다.
식사를 하러 온 임정례 씨(82·여)는 "이렇게 든든한 밥을 1000원에 먹을 수 있다니 너무 감사하다"며 "1000원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고 말했다.
김막동 씨(77)도 "물가가 올라 한 끼 식사를 사 먹기도 부담인데 걱정을 덜 수 있을 것 같다"고 미소지었다.
손님뿐 아니라 셰프들도 만족스러움을 드러냈다.
셰프 맏언니 이영희 씨(72·여)는 "갑상선 암 치료를 받으며 무기력함을 겪었는데 이렇게 나와 일하니 건강에도 도움이 되고 삶에 활력이 생긴 것 같다"며 "우리는 일하고, 손님들은 든든한 식사를 하니 일석이조다"고 했다.
광산구는 천원한끼 식당을 5호점까지 점차 늘려갈 계획이다.
앞서 광산구는 올해 초 송정1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의 천원밥상을 시작으로 첨단1동 선한식당과 첨단2동 짜장밥상 등 돌봄이웃에게 1000원에 식사를 제공하는 나눔 문화가 확산돼 왔다.
pepp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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