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서울 이어 광주도 학생인권조례 폐지 논란…1만 명 서명

종교단체발 폐지 청구 "성 정체성 혼란·학생 통제 불가"
시민단체 "교육감들도 폐지 반대" 반발…시의회 검토 중

광주교육시민연대가 7일 광주시의회 앞에서 학생인권조례 폐지청구 각하를 요구하고 있다.(교육연대 제공)2024.5.7./뉴스1

(광주=뉴스1) 서충섭 기자 = 충남과 서울에서 학생인권조례가 폐지된 데 이어 광주에서도 종교단체의 폐지 청구가 제기되자 교육단체들이 이를 각하하라고 촉구했다.

광주YMCA와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 등 9개 단체로 구성된 광주교육시민연대는 7일 광주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학생인권조례 폐지 청구를 각하하라고 시의회에 요구했다.

단체들은 "광주시의회에도 학생인권조례 폐지 조례안이 접수돼 청구 요건을 충족했다"면서 "청구인 명부에 이상이 없고 이의가 없을 시 시의회 운영위원회에서 폐지안 수리 여부가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서이초 교사의 죽음에도 학생 인권과 교권 상생의 중요성을 확인한 성과를 외면하고 폐지안 청구를 주도한 특정 종교단체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면서 "시민 힘으로 2011년 제정돼 교육의 등대가 된 광주인권조례를 폐지하자는 청구는 시민 참정권 모독이다"고 비판했다.

또 "서울에서도 폐지안이 수리됐지만 집행 정지된 만큼 혼란과 기본권 침해 심각성을 사법부가 인정하고 있다"면서 "이정선 광주시교육감을 비롯 시·도 교육감 9명이 서울학생인권조례 폐지 중단을 촉구한 바 있다. 광주시의회와 광주시교육청도 폐지안 각하 입장을 단호하게 밝힐 것을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단체들의 이같은 요구는 지난해부터 학생인권조례 폐지를 추진해 온 광주 한 종교단체가 광주시의회에 주민조례로 폐지안을 제출하면서 나왔다.

이들은 지난해 광주학생인권조례 폐지를 위한 시민연대를 출범하며 광주학생인권조례가 동성애와 조기 성행위를 정당화하는 등 '성독재'를 담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학교 현장에서 학생을 통제할 수 없어 교사의 교권 추락을 조장하는가 하면 학생인권조례의 종교 강요 금지로 가정 내 갈등을 유발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내용을 토대로 종교단체는 광주 한 교회 목사를 대표자로 하는 1만366명의 청구인명부를 광주시의회에 제출했다.

시의회는 오는 12일까지 청구인명부 열람을 거쳐 실제 광주 거주하는 주민인지 여부 등을 확인한 후 이르면 오는 13일 본회의에서 해당 사안의 공론화를 거칠 예정이다.

체벌 금지와 복장자율화 등을 담은 학생인권조례는 2010년 경기도에서 최초 제정되고 서울, 광주, 전북, 충남, 제주 등 6곳에서 도입했다.

최근 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이 상정되면서 충남도는 4월23일, 서울시는 4월 26일 해당 조례를 폐지했다.

zorba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