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이용 2500억대 환치기 중국인 조직 검거

광주본부세관 "국내서 가상자산 팔아 의류·화장품 구매"

광주본부세관은 가상자산을 이용해 2500억 원 상당을 환치기한 조직을 적발했다고 7일 밝혔다.(광주세관 제공) ⓒ News1

(광주=뉴스1) 박영래 기자 = 가상자산을 이용해 2500억 원 상당을 환치기한 조직이 적발됐다.

관세청 광주본부세관은 외국환거래법 위반(무등록 외국환업무) 혐의로 조선족 2명과 한국인 1명을 검거해 광주지검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7일 밝혔다.

이들은 의류·화장품을 구매하기 위해 한국에 방문한 중국인들의 물품대금을 국내로 영수 대행하는 환치기 조직을 운영하며, 전통적인 환치기 방식 대신 중국 측 환치기 업자로부터 가상자산(비트코인, 테더 등)을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로 전송받는 방식을 사용했다.

이들은 가상자산 매각 차익(김치 프리미엄)으로 월평균 3000만 원 상당의 고수익을 얻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들은 외환 감독당국의 감시를 피하고자 서울 소재에 정상적으로 등록된 환전소를 차려두고, 실제로는 환전영업은 전혀 하지 않은 채 가상자산을 이용한 환치기 소굴로 이용했다.

환치기 행각을 은폐하기 위해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전자지갑을 차명으로 개설하고, 가상자산 매도 대금을 현금으로 인출하는 경우 100개 이상의 내국인 차명 계좌와 현금카드를 이용하는 등 매우 은밀하고 치밀하게 범행했다.

이들은 심야나 새벽 시간대에 ATM기기를 통해 2021년부터 올해 1월까지 21만 회에 걸쳐 2500억 원 상당의 가상자산 매도 대금을 인출했으며, 이런 방식으로 현금으로 인출된 환치기 자금은 서울, 제주 등지서 쇼핑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들에게 전달돼 중국으로 수출할 의류와 화장품 구입에 사용됐다.

세관은 환치기 조직원들이 같은 날 여러 장소에서 현금을 인출하는 모습이 담긴 CCTV 영상 증거자료를 확보했다.

광주세관 관계자는 "K-의류, K-화장품의 수출이 증대되는 긍정적인 상황에서, 가상자산 환치기로 인해 국내에 수출대금인 외화는 쌓이지 않고 가상자산만 쌓이는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했다"며 "최근 가상자산 거래가 밀수 등 불법자금의 새로운 통로로 진화하고 있는 만큼 가상자산 추적·분석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하고 세관의 수사역량을 집중해 가상자산을 이용한 외환범죄를 적극 단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yr200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