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세계적인 조각가야" 허위이력으로 지자체 속인 작가 구속송치(종합)
청도서 수입 조각품 팔아 3억 챙겨…경북도, 특별감사
'파리 명문대 명예교수' 허위이력 신안군 사기도 수사 중
- 정우용 기자, 박지현 기자
(청도·신안=뉴스1) 정우용 박지현 기자 = 허위 이력을 내세워 세계적인 유명 조각가 행세를 하며 지자체들을 상대로 억대 사기행각을 벌인 작가가 구속 송치됐다.
경북 청도경찰서가 해당 작가를 구속 송치한 데 이어 신안군으로부터 수사 의뢰를 받은 신안경찰서도 수사 마무리 단계에 있어 조만간 추가 송치될 것으로 보인다.
경북 청도경찰서는 3일 수입 미술품을 자기가 만든 작품이라고 속여 군청에 판 혐의(사기)로 조각가 A 씨(71)를 검찰에 송치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26일 A 씨를 구속해 조사를 벌여 왔다.
스스로 세계적인 조각가라고 주장한 A 씨는 2022년 청도군에 "조각작품을 기증하겠다"고 접근해 작품 설치비 명목으로 돈을 받아 챙기는 등 지난해까지 조형물 20점을 설치하고 작품비와 설치비 명목으로 3억여원을 받아 챙긴 혐의다.
청도군은 A 씨의 주장만 믿고 조형물 설치 사업을 시작했지만, 거짓 이력이 드러나자 경찰에 고발했다.
전과 6범으로 밝혀진 A 씨가 청도군에 돈을 받고 설치해준 작품은 직접 만든 것이 아니라 외국에서 수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북도는 청도군 납품 작가 조형물 특혜 의혹이 국민신문고에 접수되자 지난달 30일부터 특별감사를 벌이고 있다.
전남 신안군도 지난 2월 A 씨에 대한 수사를 신안경찰서에 의뢰했다.
신안군은 2019년쯤 A 씨로부터 천사상 300여점을 19억 원에 구입했다. 2020년 5월엔 1억 2000여만 원을 주고 병풍도의 '예수 12제자 천사조각상' 설치를 맡겼다.
경찰 조사결과 A 씨는 신안군에 허위 이력을 건넨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1971~1973년 파리 에꼴 데 보자르를 졸업하고, 1979년엔 파리 제4대학을 졸업, 1982년부터 13년간 베를린대학 예술학부 교수를 역임한 것으로 돼 있다.
1981년부터 1986년까진 피렌체 미술관 전속 작가로 활동했고 2001~2004년엔 가톨릭대학교 교수로 재직, 파리 제7대학 예술학부의 현직 명예교수로 소개됐다.
1979년엔 나가사키 피폭 위령탑을 조성했고, 파리 아트저널에서 1999년 '21세기를 이끌어가는 예술인'에도 선정됐다고 했다. 파리, 로마, 도쿄, 서울 등에서 40여차례 개인전 초대전을 개최하고 2004~2008년엔 광주 비엔날레와 부산 비엔날레에 초대작가로 활동했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기 혐의에 대한 수사는 대부분 진행된 상황이라며 조만간 출장형태로 A 씨를 찾아가 수사를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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