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고 보자" 올해도 광주 지방의원들 '외유성 해외 연수'(종합)
서구의회 지역축제 중 해외연수…'지역 축제 살린다' 명분 버려
동구·광산구의회 나란히 호주행…정책 의제 고민은 어디에
- 최성국 기자, 이수민 기자, 이승현 기자
(광주=뉴스1) 최성국 이수민 이승현 기자 = 광주 기초의회 의원들의 외유성 해외 연수가 올해도 되풀이되고 있다.
'지역 축제 발전 방향을 찾겠다'던 광주 서구의회 의원들은 지역 축제 기간에 해외 관광 연수를 떠나고, 동구·광산구의회는 명목만 다를 뿐 동일 국가·비슷한 유명 관광지로의 해외 연수 계획을 세웠다.
해마다 반복되는 외유성 공무국외출장 보고서도 별도 감시를 받지 않아 적절성을 판단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광주 서구의회 고경애 의장을 포함해 의원 5명은 이날부터 5월 2일까지 태국·말레이시아·싱가포르 3개국으로 해외 연수길에 올랐다. 연수비용은 1인당 450만~500만 원이다.
'유명 여행지를 돌며 양동 통맥축제 등 서구 만의 특색 있는 대표 축제를 개발하겠다'는 게 이유이지만 정작 이 기간 서구에서는 양동 통맥축제가 진행되고 있어 연수 명분을 스스로 버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원들은 태국 방콕에서 전망대인 킹 파워 마하나콘과 대형 쇼핑몰인 아이콘 시암, 왕궁, 말레이시아 국립 박물관과 트윈타워, 싱가포르 가든스바이더베이, 쇼핑몰인 마리나베이샌즈 스카이파크 등을 방문한다.
국민들이 선호하는 패키지 투어 구성이다.
서구의원들은 지난해 3월에도 프랑스 파리와 스페인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등 유럽으로 7박 9일의 연수를 떠난 바 있다. 연수 결과보고서는 나열식 여행지 소개문과 의원별 1~2장의 소감문이 전부다. 연수에 따른 구정 활용 방안은 '접목을 고민하겠다'는 형식적 문구들만 적혔다. 결과보고서는 각 기초의회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광주 동구의회와 광산구의회도 마찬가지다.
동구의회 구의원 6명과 수행직원 2명은 이달 25일부터 호주와 뉴질랜드로 6박 8일간 공무국외출장을 떠난다. 예산은 총 3490여만 원으로 그중 자부담은 30만 원이다.
호주에서는 오페라하우스와 블루마운틴 국립공원, 하버브릿지 등을, 뉴질랜드에서는 로토루아 호수와 오클랜드, 아그로돔 농장 등 랜드마크와 유명 관광지를 둘러본다.
동구의회는 아그로돔 농장을 내남동 주말농장에 접목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내남동 주말농장은 구획별 15㎡의 텃밭 위주로 구성돼 있어 140만㎡ 규모 내 트레일러 운영과 동물공연으로 성공한 아그로돔 농장 사례와는 거리가 멀다.
동구의원들이 귀국하는 날엔 광산구의회 의원 6명과 직원 2명이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연수지는 동구의회와 똑같이 호주, 뉴질랜드다. 예산은 3200만 원으로 일정도 엇비슷하다.
호주 오페라 하우스, 하버브리지, 시드니 동부해안 등을 둘러본다. 뉴질랜드 오크랜드, 후카폭포, 번지점프대, 아그로돔 농장 팜투어 등도 다녀온다.
연수 목적은 '해외 관광 상품 등을 연수해 의원의 전문성을 제고하고 광산구에 맞는 문화 관광 정책을 개발한다'는 것이다.
광산구의회는 '연수 장소를 광산구의 어느 정책과 접목할 것이냐'는 심의위 질문에 "호수 등을 잘 살펴 광산구에 맞게 잘 응용해 개발하겠다"는 뻔한 답변을 내놓았다.
기우식 참여자치 21 사무처장은 "해외연수는 지역 발전을 위한 아이디어 차원에서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면서도 "그러나 외유 중심의 계획으로 가득 차 있는데 연수라는 이름으로 포장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책 의제 등을 충분히 고려해 선택했는지 의문"이라면서 "성숙한 지방자치를 위해 충분한 사전조사와 함께 모범사례가 된 곳, 또는 의회 발전과 관련된 정책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ta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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